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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4 수물자를 담당하게 하였다. 그리고 대내적으로 동요하는 군사들의 마음을 무마 격려하고 대열을 정비하여 군사들의 민폐를 방지하는 데 꾸준히 노력하였다. 안승우는 군사들에게 국모의 형체가 재가되고 말았는데 저승의 혼백이 너희들만을 바라고 있다. 君父 께서 형상을 변하여 오랑캐의 모습을 하였는데 천지신명이 너희들만을 바라고 있 다. 너희들 일신의 임무가 이 얼마나 중한 것이냐. 너희들은 전일의 그 몸으로 생 각하지 말고, 하늘의 명을 받들어 일한다고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하며 독려하였다. 이즈음 의병을 해산할 것을 권유하는 선유의 조칙이 내려왔다. 이에 主和論이 일어나게 되자 안승우는 “이 무리들은 모두 왜의 형상을 하고 국모를 시역한 자들이니 우리가 이들 적을 토벌하는 것을 반드시 왜보다 먼저 하여야 할 것이다.”고 주장하여 주화론은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4월 초순부터 京軍이 내려와 형세는 더욱 어려워졌다. 의진의 일부에서 본진을 조령으로 옮기자는 의논이 비등하였으나 안승우는 영남으로 가는 것은 이로울 것이 없고 적에게 약 점을 보이며, 또 제천을 중심으로 한 일대의 백성들이 그 동안 힘을 다하여 군수품을 공 급하고 크게 기대하는 터인데 갈 수 없다면서 반대하여 그대로 제천에 머물게 되었다. 5월 23일 결전이 시작되었다. 24일은 비가 와서 주무기인 화승총을 사용할 수 없었다. 25일(음, 4월 13일) 안승우는 주위의 만류에도 내가 이춘영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하고 도의를 보존하여 했는데 내 친구가 먼저 의에 죽었으니 내가 구차히 일의 경중을 따져서 여기를 지키고 있으 면 무엇 하겠는가. 또 지금 막된 세상을 만나서 사나운 짐승 같은 놈들이 있으니 내가 나가 싸우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중략) 성을 등지고 한번 싸워서 비록 말 가죽에 시체로 싸이는 한이 있더라도 한번 싸워서 승부를 결정짓는 것이 가장 쾌 한 일이다. 23) 라고 하면서 새로 쌓은 남산성에서 싸움을 독려하고 손수 화약을 재어 군사들에게 주면서 격려하였다. 의병의 사기는 다시 충천하였으나 바람의 방향이 불리하게 되어 갔으며, 설 상가상으로 폭우가 내렸다. 의병의 무기는 무용지물이 되었는데 적의 총탄은 비 오듯이 쏟아졌다. 안승우는 분을 참지 못하고 성에 올라가 “창의 중군 안승우는 여기에 있다. 너 23) 「의암류선생서행대략」, 위의 책, 4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