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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이춘영이 갔을 때 마침 안승우는 제천에 가 있어 부재중이었다. 이춘영은 부친인 退央 安種應에게 대책을 물었다. 안종응 역시 동지 몇 사람과 함께 무기 10여 자루를 만들고 ‘賊人’이 머리 깎으러 오면 죽이고 죽으려 하고 있었다. 그는 이춘영에게 모두 죽음뿐이로되, 어찌 일을 하지 않고 죽을 것이냐. 지금 듣건대 포군 領首 金伯先이 지평에 가서 맹영재에게 거의할 것을 청한 즉 맹영재가 뜻이 없어 하자, 김백선이 분노하여 욕을 하며 총을 부수고 귀가하여 칼을 갈고 적이 오기를 기다 린다고 하니 이 기회를 잃지 말고 그대는 급히 가보아라. 15) 라고 김백선 역시 뜻이 있음을 알리고 그를 만날 것을 권하였다. 지평의 포군장 김백선 역시 단발령이 공포되고 1월 7일(음, 11월 23일)에 단발을 강행한 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평군에는 6백 명의 포군이 있었는데, 이는 모두가 김백선의 공이 었다. 김백선은 1월 5일(음, 11월 21일) 군수 맹영재를 찾아가 함께 거의 할 것을 권하였 다. 그러나 맹영재는 “하늘 운수요, 임금의 명이니 순종할 따름이다”라고 반대하였다. 16) 김백선은 자초(自初) 양포(養砲)한 뜻즌 정히 오날을 당하여 쓰려하미라. 이 천만고에 없는 대변을 당하고 임위 거느린 군사가 잇시니 엇지 참아 금수의 꾀에 빠질까부냐. 우 흐로 국수(國讐)를 갑고 아래로 인륜을 보존하미 이졔 한번의 잇시니 원큰대 익히 생각하라 17) (괄호 안 한자는 필자가 입력한 것임) 라고 말함에도 맹영재가 뜻을 돌리지 않자, 동학(東學)을 치고 벼슬 어든 거시 네게 영화가 되느냐. 영화로 알거든 하여보라. 수연(雖然)이나 조양(調養)한 포군은 다 나의 극력하여 모은 바니 네 군사는 아니 요. 당당한 중의예 무리라. 엇지 네게 맛겨 도적을 돕게 하겠느냐. 18) (괄호 안 한 15) 李正奎, 「槐隱李公遺事」『恒齋集』권16, 遺事 16) 『의병사시말』참조. 17) 『의병사시말』참조. 18) 『의병사시말』참조. 「육의사열전」의 ‘이괴은전’에 의하면, 김백선이 맹영재를 찾아가 “이런 큰 변을 당하여 나라의 신민이 된 자는 대소 귀천을 막론하고 마땅히 죽음을 걸고 적을 무찔러 살아서는 옳은 사람이 되고, 죽어서는 옳은 귀신이 되어야 하겠거늘, 하물며 당장에 병부를 찬 인신으로서 위로 임금의 치욕을 급히 씻지 못하고 아 래로 창생의 죽음을 근심하지 않는다면 고을에 수령은 두어서 무엇을 하느냐”면서 동헌에서 총을 부셔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