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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에게 듣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 / 79 시 그 분들은 나보다 식견도 높아 보였고 활동적인 분들로 회고되니 아 마도 이웃에 보탬이 되는 곳에 총을 사용 했으리라 생각된다. 아마 지금쯤은 돌아가셨거나 살아계신대도 호호백발 노인이 되셨을 거라 예견 된다. 그 후 9․ 28 서울 수복에 이어 진군, 진군하여 압록강까지 진군 하든 차 불행이도 중공군이 합세하는 고로 전세는 역전되어 급기야는 1․ 4 후퇴라는 쓰라린 비극이 시작 되었다. 우리 마을에서도 한 달 치의 식량과 꼭 필요한 일용품 등을 꾸려 등 에 지고(약 20kg) 유난히도 춥고 매서운 겨울에 면사무소 마당에 소집 되어 논산을 향해 가게 되었다. 등에 진 짐의 무게가 너무나 무거워 걸어가는 것이 죽을 맛이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함께 가는 이웃 친구에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해 봤더니 일언지하에 안 된다고 하여 두 번 다시 말 못하고 이를 악물고 따라 갔다. 계속 가다보니 은진면 성덕리를 지나게 되었는데 우리 집 앞을 경유 하여 내려오는 탑정 저수지 수로를 보니 더는 못 가겠기에 길가에서 잠 시 쉬면서 생각을 해 보았으나 도저히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나는 일행들로부터 이탈 하여 수로를 타고 걸어서 집으로 돌 아왔다. 저녁 때 쯤 집에 당도 하니 부모님께서 반겨 주셨지만 어딘가 걱정이 되시는 듯 한 분위기여서 죄송스럽기도 했다. 다음날 아버지의 명을 받고 어머니와 함께 성동면 삼호리에 있는 외 재종형님 댁을 찾아가 사연을 말씀 드리고 당분간 피신하여 지내기로 하였다. 서로가 불편 한 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