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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에게 듣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 / 77 연산장에 다녀오신 외당숙의 말씀에 의하면 아군이 천안을 거쳐 북 진을 거듭하고 있으며 연산면에는 시국대책위원회가 조직되어 행정을 돕고 있고 또 자위대가 경찰과 함께 치안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대둔산에는 부역자들과 공비, 패잔병들이 은거하며 야간에 마을을 기습하여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등의 말씀을 하셨다. 이런 소식을 들으신 아버지께서는 이튿날 그간 오래 신세진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신 다음 곧바로 연산에 있는 큰 외숙 댁으로 이동하 셨다. 큰 외숙 내외분의 환대를 받으며 오랜만에 제대로 된 차진 밥으로 점 심을 하신 후 편하게 쉬시다가 서둘러 저녁을 드시고는 큰외숙 내외분 께서 극구 말리시는데도 길을 나서셔서 큰길을 버리시고 철길로 논산 으로 오셨다. 논산에서는 전에 우리 집에 와서 피난했었던 문씨 댁으로 가니 반갑 게 맞아 주었다. 그날 밤은 문씨 댁에서 주무시고 이튿날 집으로 가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아침을 먹는데 밖에 나갔다온 문씨가 “어제 연산에서 이리로 잘 오셨습니다. 지난 밤 연산이 빨찌산의 습격을 받아 집 여러 채가 불타고 사람들도 죽고 상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어제저녁 수고하고 논산으로 오기를 잘 했다고 여겨졌다. 아침을 먹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오니 온 식구들이 반가워하고 모두가 이렇게 무사히 다시 만나는 것을 고마워했다. 아마도 수년 동안 헤어졌다가 만나는 기쁨 이였으리라. 나는 그길로 윗집 친구(黃兄)를 찾아가니 마침 집에 있어 만나니 또 한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