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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에게 듣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 / 61 그 때 우리 마을의 다른 사람도 함께 거기 가서 있었는데 그 사람의 가까운 친척 되는 사람이 거기 의용군 모집하는데 총 책임자는 아니지 만 상당히 높은 지위에 있었다. 어머니와 형님께서 그 사람에게 이야기 하여 그 마을 사람과 나는 집 으로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여러 사람 있는데 우리들 만 집으로 보내려니 전체 적인 기강을 세우기 위해서였는지 “이 반동분자들 총살 시키려고 데려 간다.” 고 하면서 데리고 나와 처음에는 가슴이 철렁 했었다. 이렇게 어렵게 집에 온 후 논산 내동리 먹골의 사촌여동생 집에 가서 숨어 지내던 중 사람들이 인천 상륙작전이 성공하고, 서울이 수복이 됐 다며 웅성웅성 하여 나도 밖으로 나가 보니 당시 논산에서 연무대로 가 는 국도 1호 신장로가 오가는 사람들로 하얗게 보일 정도였다. 그래서 나도 더 이상 거기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집으로 왔다. 우리 집에는 지금도 쌀 5가마가 들어가는 큰 항아리 하나가 있는데 일제 강점기 때 사랑방 방바닥을 파고 저 항아리를 거기 묻고 쌀을 감 추고는 뚜껑을 덥고 방바닥에는 자리를 깔아 위장 해 놓으면 감촉같이 표 나지 않게 감출 수가 있었다. 그런데 6.25가 나자 이 항아리는 아버지와 내가 함께 숨어 사는 비밀 장소로 아주 요긴하게 쓰였다. 우리 동네도 마을 인민위원회에서 자기들 임의대로 농지 분배를 했 는데 우리 집 논도 2마지기 반을 떼서 다른 사람에게 분배를 했었다. 그래서 농사는 그 분배 받은 사람들이 지었는데 인천 상륙 작전의 성 공으로 9월 28일 서울이 수복되고 다시 대한민국 정부의 기능이 회복 됨으로써 결국 수확은 다시 원래의 논임자인 우리가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농지 분배를 받았던 사람들은 남의 농사를 지어 주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