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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에게 듣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 / 59 넣고 거기에 책보를 넣고 갔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오도록 선생님들께서 시켰다. 그리고 책보만 망태 속에 넣고 가는 것이지 공부는 거의 하지 않고 작업만 하는 것이다. 매일같이 고구마 콩 등을 재배 하는데 거름으로 쓸 풀 베는 일을 하 였다. 그리고 전쟁에 쓸 기름을 충당 할 목적으로 솔기름을 내기 위해 소나 무에 올라가 솔굉이45) 따고 미루나무 꽃피면 나무 올라가 꽃과 함께 솜처럼 피어나는 풀솜 따고... 이런 일만 하다가 5학년 때 해방을 맞았다. 해방 후에도 학교를 계속 다녔어야 하는데 혼란 속에 학교 다니는 걸 중단 했다.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지만 일제 강점기 공출을 심하게 독촉 했는데 공출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 사람들은 면직원들이 잡아다가 동지섣달 그 추운 때 방죽에다 밀어 넣기도 하고 아주 혹독하게 했다는 말을 들 었다. 해방 됐을 당시 라디오도 없고... 전전기별로 며칠 후에 해방된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다. 요즘 애들은 영악할 정도로 세상 물정에 밝지만 그 시절 우리들은 사 실 해방이 됐다 해도 해방이 무언지도 모를 정도로 어두웠다. 해방 되던 당시 동네에서 특별히 풍물을 치고 술메기를 한다 든지 태극기를 들고 나와 만세를 부른다든지 하는 일은 없었던 것으 로 기억한다. 45) 솔굉이 : 관솔이라고도 하며 소나무 가지가 잘린 곳에 송진이 집적돼 있다, 통상 어른 손가락 정도 굵기에 길이도 손가락 정도 되는 말라죽은 소나무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