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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 논산의 어제이야기 인민군 중 일부는 포위망을 뚫고 북쪽으로 간다며 부대 단위로 대둔 산을 벗어나기도 하고 일반 당원들도 개인적으로 탈출 하여 숫자는 점 점 줄어갔다. 옥천과 황간 중간의 철도와 열차의 폭파 임무를 맡고 있던 인민군 313부대도 대둔산으로 들어와 있다가 포위망을 뚫고 북한으로 간다며 떠나갔다. 나는 여자 3명과 함께 더 깊숙한 산속으로 들어가 중요 기밀문서와 물품 그리고 논산 천성당 병원에서 가져온 의약품을 보관 하고 있었는 데 굶기를 밥 먹듯 하고 고생은 말도 못할 정도였다. 최고 3일 까지도 굶어 봤는데 당시 고사리가 산에 많아 고사리를 삶 아서 먹으려 했으나 생으로는 몇 개 정도 먹을 수 있었지만 삶은 것은 소금 없이는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소금기가 없으니 입에서 목구멍으로 넘어가지를 않았다. 이렇게 굶어죽고 탈출 하고 하여 최종적으로는 약 100여명 정도가 남았다. 나는 고향마을에 가서 조직을 복구 하라는 지령을 받고 이웃면의 사람 들과 함께 4명이 집으로 오게 됐는데 그 때 이미 공산당 조직에 대하여 상당히 회의감을 가지는 상태였다. 왜냐면 대둔산에 있을 때 한번은 내가 동태파악을 위하여 논산에 보낸 사람이 경찰에 자수를 한 다음 이런 사실을 숨기고 역(逆)으로 우리의 정황 파악을 위하여 다시 들어왔다. 나는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는데 보위부에서 알고는 나도 함께 간첩이라며 총살하겠다고 포박하여 나무에 묶었는데 조직 내의 상급자가 알고는 이 사람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며 풀어줘서 죽음 일보 직전에서 살아난 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