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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에게 듣는 논산의 근․현대사 이야기 / 35 내가 하두 악이 나서 우리집양반 빨갱이로 모는 사람들 멱살 잡고 막 악을 쓰면서 싸우기도 했어요. 인공 치하 때 여기 동네 인민위원회 하는 사람들이 풍장치구 댕기믄서 이 앞에 우리 논을 다 자기들 맘대루 농지 분배를 했어요. 팻말 써가지구 이건 누구네 논, 이건 누구 것... 이렇게 댕기믄서 다 자기들 맘대루 다 했어요. 한천가서 피난 할 때는 하두 배가 고프니깐 우리 딸래미가 밖에 나갔 다 오더니 어디서 마름25)을 다 주워다 나를 주면서 먹으라고 하대요 참 하하하... 그적이 폭격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든지 우리 다 죽는 줄 알았어요.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때 논산 새다리(논산대교) 끊느라구 폭격 해서 그랬대요. 아유~ 그 때 얼마나 간이 조마조마 했는지 몰라요. 바루 옆이서 폭탄 터지는거 같었어요. 그런데 그 때 안심하구 오라구 연락와서 인자 집은 점부 인민군들이 차지 하구 있응개 저 아랫말 홀애비네 집을 얻어가지구 왔는데 내가 생 전 그런 집에서 살어 봤으야지... 저녁이 잘라구 누어서 천장을 보면 반 자두 읍시 천장에 서까래가 그냥 들어나 뵈는디 서까래가 가느다란게 팔뚜만 빼끼 안하잔아요? 아유~ 지붕이 금방이라두 내리 앉구 집이 씨 러질 거 가터서 잠이 안와요. 이 집 무너지면 애들 이거 다 쥑이겄다 시퍼서 잠한잠두 못자구... 이 튿날 동네사람들 와서 내가 나 불안해서 한잠도 못잤다구, 이 집 씨러 25) 마름 : 논이나 둠벙에 많이 나던 풀로 모가 난 까만 열매 속에 밤과 같은 내용물이 있어 보릿고개가 있던 어려운 시절 애들이 이것을 논에서 주어다 까서 먹었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