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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1월31일 수요일 6 (제133호) 특집 다산 정약용은 자식이 아버지가 역적죄인으로 귀양살이 하는 폐족이라행여라도희망을잃고낙망하여자포자기나하지않을 까를 끊임없이 걱정하던 차에 둘째 아들 학유에게 잠언(箴言) 하나를 내려주었는데 “학유야!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한때의 재해를 당했다고 해서 청운(靑雲)의 뜻을 꺾어서는 안 된다. 사 나이의 가슴속에는 항상 가을 매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듯한 기상을 품고서 천지를 조그마하게 보고 우주도 가볍게 손으로 요리할수있다는생각을지녀야옳다”라는명언을남겼다. 전북장수의충주인안락재박지견선생은학도들을 가르치면 서 훈계하는 글을,밀성인 졸당공 박총 선생과 국당공 박흥생 선 생은벼슬살이하는사람을깨우쳐훈계하는글을각각남겼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 반드시 그 직책(職責)을 주게 되니 그 직 책 이 아 니 면 사 람 이 될 수 없 다 . 부모에게마땅히효도하며 임금에게마땅히충성하며부부간에마땅히분별하며형제간에 마땅히 우애하며 벗에게 마땅히 믿음 있게 하며 친척에게 마땅 히화목할지니이것이인생의직책이다. 만 물 (萬 物 ) 중 에 귀 한 것 은 사 람 이 니 무 엇 때 문 인 가 ? 인 도 (人道) 학문(學問)이 있음이니 학문은 마땅히 할 일에 마음을 바르게 하고 수양(修養) 할 뿐이니 학문(學問)에 어둡고 인도 (人道)에 벗어나면 마음 바닥에 띠가 막히고 식견(識見)이 미 망(迷茫)하여 안개 속 햇빛 같아 밝히고 저 하나 되지 않는다. 이같이하여만물에귀할수있겠는가?비록인형(人形)이있으 나 어찌 금수(禽獸)와 다르랴 모름지기 너희들은 학문에 힘쓰 고 인륜(人倫)에 밝게 하며 부지런하고 의젓하며 수양하고 뜻 을 세워 시속(時俗)에서 벗어나면 현인(賢人)되기 어렵지 않으 며성인(聖人)되기어렵지않으리라 대개 중인(衆人)과 성인이 그 본성은 같으니 옛 허물을 버려 타고난 성품을 회복하고 개연(慨然)히 분기(奮起)하여 이 뜻을 확수(確守)하여 조금도 더하지 않고 모든 선(善)에 족(足)하게 되면중인(衆人)이성인(聖人)에자기(自期)함이이것이다. 맹자(孟子)가 말씀하시되 뷺순(舜)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 가뷻하시고 안연(顔淵)이 말씀하시되 뷺순(舜)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 노력하는 이는 이같이 된다뷻 하시며 성한이 말하기를 뷺저 도 장 부 (丈 夫 )이 며 나 도 장 부 (丈 夫 )인 데 내 가 왜 저 를 두 려 워하리요뷻하니 이는 허물을 고쳐 뜻을 세우는 것을 말함이다. 만약 뜻이 성독(誠篤)하지 못하여 포기해 버리고 그대로 지나 쳐 고 친 듯 마 는 듯 하 고 오 늘 내 일 미 루 면 세 월 이 유 유 하 여 죽 음에 임하여 슬퍼한들 무엇하리요원(願)컨대 학도들은생각을 여기에둘지어다. ▶임금께충성(忠誠)하는것 임금 섬기기를 어버이 섬기듯 하여 어버이 섬기는 정성으로 임금을 섬기며 어버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임금을 사랑하면 저 절로 임금께 향(向)하는 충성이 있으리라 옛 말에 이르기를 충 신(忠臣)을 효자(孝子)의 문(門)에서 구한다 하니 이것이 이른 바 충효(忠孝)가 마찬가지이니 능(能)히 그 어버이를 사랑하는 이는능히그임금을사랑하는것이다. 임금을 덕으로 인도하며 직언(直言)으로 항의(抗議)하여 마 땅히 삼사(三事)로 국사(國事)에 전무(專務)하면 인신(人臣) 의 도(道)를 다 함이니 삼사란 무엇인가?청(淸)과 신(愼)과 근 (勤)이다.또 말하기를 뷺도끼와 자귀를 맞아도 바르게 간(諫)하 며 솥 과 가 마 에 삶 아 도 할 말 을 다 한 다 뷻하 니 생 ( 生 )과 사 (死 ) 에 곧게 하는 것을 충신(忠臣)아라 이르니 한갓 옥백(玉帛)만 을 탐하여 신하(臣下)의 자리만 꾀하고 공교한 말과 아첨하는 얼굴로 군부(君父)에게 아뢰어 국정(國政)을 어지럽히며 왕장 (王 章 )을 훼 손 (毁 損 )하 면 하 늘 을 속 일 수 없 고 천 죄 (天 罪 ) 을 도피(逃避)하기 어려워 천추(千秋) 아래에 사필(史筆)에 전 (傳)하여 아무는 충성스러웠고, 아무는 곧았으며 아무는 간사 하였고 아무는 굽었다 하리니 어찌 엄(嚴)하지 않으며 어찌 두 렵지않으랴 ▶부모(父母)에게효도(孝道)하는것 시경(詩經)에 이르되 뷺아버지여 날 낳으시고 어머니여 날 기 르시니 이덕(德)을 갚고저 할진대 넓은 하늘처럼 끝이없다뷻하 고 또 말하기를 뷺성명혈육(性命血肉)은 다 어버이의 소유(所 遺)이니 숨을 호흡(呼吸)함과 기맥이 상통(相通)함이 이 몸이 나의 사물(私物)이 아니고 이에 부모(父母)의 남긴 기운인 까 닭에슬프다부모여날낳으시기를수고롭게하셨다뷻하였다. 만물에 가장귀한것은 내몸이고내 몸은이에부모의끼치신 바이니비록천하의물건을다들더라도이한몸을바꾸지못할 진대 부모의 은혜 마침내 어떠한가 세월이 쉬임없어 오랫동안 어 버 이 를 섬 길 수 없 으 니 인 생 (人 生 ) 백 세 (百 歲 ) 에 섬 길 날 이 얼마인고!까닭에 남의 자식된 이 모름지기 정성과 힘을 다하여 행여 불급(不及)할가 할지니 증자(曾子) 말씀하시기를 뷺나이 이미 늙어지면 비록 효(孝)하고저 하나 누구를 위하여 효(孝) 하리요뷻 하시니 효(孝)하는이 마땅히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하 여 눈물 흘리게 할 것이고 또 말하기를 고인시(古人詩)에 뷺옛 사람이 하루 봉양 하는 것을 삼공(三公)으로 바꾸지 않는다뷻하 니 이른바 날을 아끼는 것이 이것이다.범인(凡人)의 부모 은혜 를 알지 못하고 어버이에게 효도 할 사람이 심히 적으니 아깝도 다. 어버이를 섬기는 이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뜻을 즐겁게 하 고 한 일 한 행 동 을 감 히 제 멋 대 로 하 지 말 고 반 드 시 여 쭈 어 행 (行)할지니 만일 할 만 한 일을 부모(父母)가 허락지 않으시면 반드시 기운을 내리고 낮 빛을 화(和)하게 하고 소리를 부드럽 게 하 여 고 (告 )하 여 허 락 하 신 뒤 에 행 할 것 이 다 . 부모의 사랑하는 것을 마땅히 사랑하고 부모의 공경하는 것 을 마땅히 공경하여 일상생활에 잠깐이라도 부모를 잊지 않은 뒤에야만스스로어버이에게향하는정성이있으리라 매일 날이 새려하면 세수하고 머리 빗고 의관(衣冠)하고 부 모 계신 곳에 가서 따듯하고 추움과 안부(安否)를 묻고 날이 저 물면 침소(寢所)에 나아가 요와 돗자리를 펴고 따뜻하고 서늘 함을 살피고 물러가기를 명(命)한 뒤에 물러나며 힘껏 맛있는 공물(供物)을 얻되 반드시 몸소 맡아 친히 비찬(備饌)하여 어 버이 입에 맞게 하며 출입기거(出入起居) 할 때 반드시 조심스 레 부호(扶護)하며 부모 병환이 계시면 감(敢)히 곁을 떠나지 말 고 마 음 으 로 근 심 하 고 낮 빛 이 막 혀 남 은 일 을 놓 아 두 고 의 사 를 맞 아 처 방 (處 方 )을 검 토 하 고 약 이 (藥 餌 )를 골 라 맛 보 며 희 롱 하 여 웃 지 말 고 잔 치 하 여 놀 지 말 고 다 만 증 세 ( 症 勢 )를 살 펴 회복하기를기약(期約)할것이다.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절하고 사례하고 들어오면 반드시 절 하고 뵈이며 부모 앉는 곳에 아들이 감히 사객(私客)을 맞지 못 하며 말 오르내리는 곳에 아들이 감히 오르내리지 못하는 것은 감히스스로부모에의비(擬比)하지못함인것이다. ▶남편과아내 남편된 이 화(和)하여 의(義)로 분별하고 아내된 이 순(順) 하여 정(正)으로 이어 례(禮)와 경(敬)을 잃지 않은 다음에 가 도(家道)가 서진다. 지금 사람들이 부부(夫婦)잠자리에서 많이 정욕(情慾)을 놓 아 그 위 의 (威 儀 ) 를 잃 다 가 하 루 아 침 에 문 득 서 로 위 엄 을 세 우 려 하면 잘되어지지 않는 것이다. 또 부부(夫婦) 서로 화순(和 順)하기만 하면 제가(齊家)하기 어렵고 내외(內外) 뜻이 다르 면 모든 일이 다 풀어지리니 례(禮)는 순(順)하기만 하지 못할 것이다.조심스럽고두렵지않은가 ▶형(兄)과아우 부모(父母)의 한 몸을 같아 받아 몸을 나누니 형제(兄弟) 한 몸같은지라 어찌 피아(彼我)의 사이가 있으랴 음식 의복과 걱 정되는 일 즐거운 일들을 다 마땅히 함께 할지니 설사 형제(兄 弟)가 혹 배부르고 혹 주리며 혹 따뜻하고 혹 추우면 이는 한몸 의팔다리가혹병들고혹건강한것이다. 만일 선행(善行)이 있으면 진심으로 기뻐하여 서로 힘쓰게 하고 불선(不善)한 행동이 있으면 마땅히 정성껏 충간(忠諫)하 고 이치로 깨워 감오(感悟)하게끔 할 것이요 낫빛을 붉히고 말 을거슬러화기(和氣)를잃지말도록할것이다. ▶ 벗 과 벗 사 이 벗을 가리되 학(學)과 선(善)을 좋아하는 이를 취하여 반드 시 친근히 통정(通情)하여 더불어 동처(同處)하고 또 단정한 사람을 취하되 나보다 나은 이를 가려 신(信)으로 책선(責善) 하며 道로 忠告하여 오래 갈수록 공경할 것이요 불선(不善)한 자(者)는 그 악(惡)을 말하지 말며 그 루(陋)를 들추지 말고 범 연(泛然)히 대하고 공경스레 멀리 할 것이고 만일 서로 아는 자 (者)는 다만 안부인사만 하고 다른 말을 접(接)하지 않으면 자 연히 멀어져 음식(飮食)을 많고 좋은 것을 숭상하지 말고 마땅 히정결하게하면비록도시락밥표주박국물이라도다좋은취 미가 될 것이다. ※[음식(飮食) 위에 빠 진 글이 있는 듯하 니 이 것은 분 명 다른말이다.] ▶가난에편히하는것 대개 군자(君子) 도(道)를 걱정할 것이고 가난을 걱정하지 않을 것이니 다만 가난하여 살아갈 수 없으면 궁핍을 구제할 계 책을 생각할 따름이니 기갈(飢渴)을 면(免)하고 한서(寒暑)를 갖 추 면 이 또 한 족 (足 )하 다 . 옛 날 이 른 바 좋 은 밭 만 경 (萬 頃 ) 이 라도 하루 먹는 것은 이승(二升)이고 큰집 천간(千間)이라도 밤에 눕는 것을 팔철(八尺)이니 어찌 반드시 죽은 후(後)의 자 손(子孫) 계획으로 마음을 쓰고 생각을 태워 죽도록 부지런히 이익만 추구하랴 옛 사람이 자경(自警)하는 속담이 있으니 말 하기를 뷺누에는 늙어 고치만 짓고 몸도 가리지 못하며 벌은 주 려꿀만더웁게하여남의이익만제공하니나이늙어집을걱정 하는 이는 두 벌레처럼 헛 고생만 하는 것과 같다뷻하니 진인달 사(眞人達士)의 천명을아는말이다. 다만 우리 집이 본래 한사(寒士)로 가난하게 살고 검소함을 힘쓰다가 일조(一朝)에 비분(非分)의 은혜로 외람되게 훈반 (勳班)에 참여하여 영지(領地)를 주시니 영화(榮華)이미 극진 하고 품수(品數)이미 높았는데 희비(喜悲)와 흥체(興替)는 천 지(天地)돌고 도는 상리(常理)이니 길이 자손(子孫)의 부귀 (富貴)향유(享有)하기를감히바라지못할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산업(産業)을 힘쓰지 아니하고 급(急)한대로 써버리기만 힘쓰는 자(者)는 후손의 재화(災禍)부를것이 두렵 지아니한가? 원(願)컨대 모든 학도는 가난으로 분수(分數)에 편히하면 만 족(滿足)을 알아 또한 즐거울 것이니 만족을 알지 못하는 자는 비록부귀(富貴)라도또한걱정인것이다. ▶자제(子弟)를가르치는것 자제(子弟)를 가르치되 마땅히 예법(禮法)으로 인도하여 어 려서부터 크도록 서책(書冊)필묵(筆墨)밖에 기타 잡기(雜技) 와 음란한 말은 앞에 가까이 말고 입에 걸지 말아 술과 풍악을 익히지 말며 놀러 다니지 말게 하고 넓게 배우고 뜻을 독실하게 하며 간절히 묻고 생각을 가까이 하면 인(仁)이 그 속에 있으리 라 지금 세속(世俗)을 보건대 부모가 그 아들을 잘 가르치지 못 하고 아들이 그 가르침을 잘 받지 못하여 유희(遊戱)하는 장소 에 불러 모이며 시끄러운 거리에 술 취해 거꾸러져 몸을 버리기 를 오물(汚物)같이 하고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니 이는 자식 없 는것만도못하다.어찌슬프지않으며경계할일이아니랴 ▶ 일 가 간 무릇 동종(同宗)의 일가 그 처음은 한사람의 몸이니 한사람 의 입장에서 보면 백지천파(百枝千派)가 모두 나의 한 몸인데 어찌 사랑하지 않으리요 쉬임 없이 상대(相對)하여 정(情)을 토로(吐露)하며 선(善)과 악(惡)에 친절하게 깨워 서로 반드시 감오(感悟)하게끔 하고 비록 촌수를 따지지 않는 먼 일가라고 그 항열(行列)을 따라 아재 형을 찾고 친절히 접대하는 데에 소 홀함이없게하고이성(異性)의친척에도또한같이할것이다. ※註안락재박지견선생은9면참조 사람이 세상에 살아감에 있어서 벼슬하지 못한 자는 비록 걱 정이나마음은반드시편할것이요.이미벼슬한자는비록기쁘 다 해도 마음은 반드시 걱정일 것이다.벼슬아치가 되어 백성을 다스릴땐마음을굳게잡음만함이없다. 벼슬에 있으면서 욕심을 줄이지 않으면 반드시 천성(天性)을 상실 할 것이니 어찌 두렵지 않으랴 벼슬은 높으면 위태롭고 낮 으면편안하다. 위태하고 편안함이 비록 다르지만 그 실상은 하나의 이치다. 위태함을 알면서 깨닫지 못하면 반드시 험한 길 쪽에 빠지고 편 안함을알고깨달으면가히족(足)함을안다하리라. 무릇 녹봉(祿俸)은 마땅히 절용(節用)하여 가벼이 쓰지 말아 야 한다.마음껏맡은일에 몸바치고지극히청렴(淸廉)하고지 극히 근면(勤勉)할 것이니 청렴하면사람들이복종하고근면하 면 일이 잘 될 것이다. 무릇 벼슬에 있는 자 어찌 털끝만한 비리 (非理)라도 그 사이에 작용시켜 나의 본심을 어기리오.공무(公 務)에 몸 바쳐 직책을 다한 뒤에야 가히 벼슬과 녹(祿)의 위태 함을 면할 것이며 내본심의덕(德)을 온전히하리라.조심할지 어다조심할지어다. ※註:졸당공박총선생은밀양삽포리에서송은선생의막내아들로 태어 나형들(우당,인당,아당)과 함께 포은정몽주선생에게수학했다.효행으로 천거되어호조정랑으로 이조참판에증직되었다. 규훈(規訓)에 이르기를 어진 정사(政事)를 하는 수령(守令) 은 효제(孝悌)를 권장하고 농상(農桑)을 일과(日課)로 하는 것 으로 정교(政敎)의 근본(根本)을 삼았다. 처음으로 벼슬하는 것을 서사(筮仕)라 하였으니 그 첫 정사(政事)하는 것만을 보 아도그의장래(將來)를점(占)칠수가있다. 법(法)을 만드는 데는 엄(嚴)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고 법(法)을 시행(施行)하는 데는 용서(容恕)가 없어서도 안 될 것이다. 옛 기문수(奇文粹)라는 현령(縣令)이 잠(箴)에 이르기를 용 서(容恕)함이 없는 명백(明白)은 명백하지 아니 한건만 같지 못하고 융통성(融通性)이 없는 청백(淸白)은 청백하지 아니 한 건만 같지 못하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사람이 마음을 작정(作 定)하고또한몸가짐은산(山)의 무거운 것같이하고물의깨끗 한 것과 같으며 돌의 굳은 것 같으며 송(松)의 곧은 것 같으며 쇠의 날카로운 것 같으며 거울에 밝은 것과 같으며 거문고 줄의 곧은 것 같으며 저울의 평(平)한 것 같이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관직(官職)에 있는 자(者)가 일을 처리할 때 모름지기 사람들 의 허물이 있는가를 생각하여 사면(赦免)을 못할진대 차라리 그 중간을 택하여 선처(善處)하여야 할 것이니 백성을 부리는 사람은 백성의 힘을 덜어주어 백성에게 거듭 해(害)가 되지 않 게 하는 것이 유익(有益)할 것이다. 법(法)이 바르면 백성이 진 실(眞實)할 것이고 죄(罪)를 바르게 다스리면 백성이 따를 것 이다. 관사(官史)를 통솔(統率)하는 데는 마땅히 엄히 하지 않 아서는 안 될 것이고 백성을 다스리는 데는 너그러움이 없어서 는 안 될 것이다. 그런고로 정사(政事)를 하는 데는 위엄(威嚴) 이 중요하다 할 것이나 백성으로 하여금 모든 일을 가지런히 정 돈(整頓)하여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하여야 되는 것이니 법 령(法令)이 비록 엄하다 할지라도 한 푼의 은혜(恩惠)를 베풀 면백성은한푼의은혜를받는것이다. 법은 지혜(知慧)의 으뜸이요 의심(疑心)은 일의 관심(觀心) 거리이다. 법은 묵(墨)줄을 띄운 것 같이 곧게 결정(決定)하는 것 이 니 법 문 (法 文 ) 대 로 간 략 (簡 略 ) 한 글 과 말 은 보 고 들 을 지 라 도 간서(簡書 請託書)는 금(禁)하여야 한다. 간서를 금한다면 비록 송사(訟事)에 범(犯)한다 할지라도 의심이 나지 않을 것 이다. 마음에 의심이 났을 때는 귀와 눈으로 믿고 또한 그래도 의심이 나거든 비로소 간서를 믿게 되나니 관서가 많아지면 오 히려 복잡해 질것이고 관청(官廳)도 또한 오히려 거짓이 될 것 이다. 관청에 있을 때 마땅히 집에 있는 것 같이하면 반드시 돌봄이 있을것이고집에있을때마땅히관청에있는것과같이하면반 드시기강(紀綱)이있을것이다. 임중정(任中正)이 장공(張公)을 대신하여 촉(蜀)나라를 다 스리려할 때 그의 정사(政事)하는 도(道)를 묻자 公은 대답하 기를 만일 나의 견해(見解)가 법보다 낳으면 법을 버리고 나의 견해를쓸것이요나의견해가법보다못하면마땅히법을 따르 라고하였다. 관직(官職)에 있는 사람은 먼저 폭서(暴恕)를 조심하여야 할 것이니 일이 마땅치 않은 것이 있다하더라도 자세(仔細)히 살 펴 보 고 처 리 하 면 마 음 에 맞 지 않 는 것 이 없 을 것 이 다 . 혹 ( 或 ) 적 중(的中)치 아니함이 있더라도 대대(待待 謹愼處分)가 두렵다 고 한 것은 자세히 살펴보고 처리하는 것을 말 한 것이다. 일을 처리하는 데는 총명(聰明)을 앞세우지 말고 마음을 다 기울이 는 것이 중(重)한 것이니 집사(集事)가 급(急)한 것이 아니고 수단(手段)과 방법(方法)이 으뜸이니 관직에 있는 자는 일을 처리하는데 인정(人情)과 맞게 힘쓸 것은 오직 충서(忠恕 忠은 眞心이요恕는寬容을뜻함)二字에있다. 진(眞)은 화(禍)가 범(犯)하지 못하고 화(和)는 의(義)를 해 (害)치지못하는것이다. 관청에는 법이 세 가지 있으니 청렴(淸廉)과 근신근면외(謹 愼勤勉外)에 다시 인자(忍字)를 행하면 무슨 일인들 분별(分 別)하지못하겠는가? 범문정공(范文正公)이 말하기를 벼슬하는 데는 공죄(公罪) 에 사(私)가 없어서도 안 되고 사죄(私罪)가 있어서도 안 된다 고 하였으며 범요부(范堯夫)는 말하기를 일부법률 가운데 넉 자가 다 포함 되었다 한 것은 이른바 죄의 가벼운 것을 의심한 것이다. 여보신(呂寶臣)은 매사(每事)를 당하면 반드시 경중 (輕重)을 참작하여 도리(道理)에 맞도록 힘쓰면서 곧고(直)정 당함을얻은뒤에그치었다. 이러므로 관직(官職)에 있는 사람이 일을 처리할 때 모름지 기 경중(輕重)을 헤아려서 일해야 할 것이니 차라리 그 경(輕) 한것은잃어버릴지언정더함이없는것이옳을것이다. 관사가 되는 길은 일이 있으면 방심(放心)하지 말 것이며 일 이없어도찾지말것이며일이많아도두려워하지않아야할것 이다. 매양(每樣)사람을 취조(取調)할 때 고문(拷問)을 삼가야 할 것이니 혹(或) 장래(將來)에 쓸모가 있는 인재를 해칠까 두려 워서이다.관사로 채용(採用)되면 청렴(淸廉)하여야 하고 또한 모름지기 소인(小人)의 접근(接近)을 방지(防止)할 것이니 만 일 문자(文字)로 조인(調印)할 때에는 반드시 명백하게 하여 후환(後患)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후생(後生)들이 어린 나이로 겨우 벼슬길에 오르면 흔히 지방수령의 이(利)롭기가 되기 쉬웠으나 자신의 소득은 적고 한번 임관(任官)된 것에 그 치고 다시는 행동(行動)하지 못하였으니 이와 같이 대개 벼슬 을 한다 해도 이득(利得)은 심(甚)히 적고 관사의 도둑질은 적 지않았다. 이로써 무거운 견책(譴責)을 받은 사람이 많았으니 살피지 않 으 면 안 될 것 이 다 . 하 관 (下 官 ) 의 속 임 수 는 이 로 말 할 수 없 다. 관장(官長)의 성격이 엄(嚴)하면서도 너그러워야 하나니 관장이 무능(無能)해서 문서(文書)를 질 처리(處理)치 못하면 조서(調書)를 작성하는데 사건(事件)을 사실대로 기록(記錄) 하지아니하고늦출일을 급(急)하게하고급한일을늦추고가 벼운 죄를 무거운데 부치고 무거운 죄를 가벼운데 죄에다 부치 어 그 속임수가 여러 가지로 많음이니 비록 관장이 총명한 사람 이라 할지라도 그 재주를 시용(施用)하지 못하였다.또 매일 버 려둔 문서(文書)와 날마다 펴놓은 서장(書狀)속에 어떤 일을 기록(記錄)하였는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으며 상고(詳考)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만일 문서를 날마다 집에 드려놓고 검토(檢討)한다면 이것이 또한 사실(事實)과 허실(虛實)을 상 고(詳考)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폐단(弊端)을 고치는 일조(一 助)가 될 것이다.잠계(箴戒)에 이르기를 임금 섬기기를 어버이 섬기는 것과 같이하고 백성(百姓)사랑하기를 처자(妻子) 사랑 하는 것 같이하고 관청(官廳)일을 돌보는 것 같이한 뒤에라야 나의 마음을 다 기울인 것이다. 관사가 되어 종사(從事)하는데 다섯가지병(病)이있으니 첫째 최촉(催促)하고 혹독(酷毒)하게 징수(徵收)하고 아랫 사람을 괴롭히고 윗 사람을 받드는 것을 부세(賦稅)의 장( 컸) (病)이라 하고 둘째 엄(嚴)한 법문(法文)을 통하여 선악(善惡)을 밝히지 못 한것을형옥(刑獄)의장( 컸) (病 ) 이 라 하 고 셋째 조석(朝夕)으로 음주(飮酒)하며 국사(國事)를 돌보지 않는것을음식(飮食)의장( 컸)(病)이라하고 넷째 국민(國民)의 이득(利得)을 침범(侵犯)하여 사복(私 腹)을채우는것을탐적(貪賊)의장( 컸)(病)이라하고 다섯째 고대광실(高大廣室)에서 예쁜 첩(妾)과 즐기면서 노 래 부르는 것을 유부(惟溥)의 장( 컸) (病)이라 하였으니 이와 같은 일은 다 해(害)가 자신(自身)에게 미치고 재앙은 반드시 후손(後孫)에게 뻗칠 것이니 사대부(士大夫)는 마땅히 조심하 여야할것이다. ※註:국당 박흥생 선생은 한성판윤은 지낸 휘 천귀의 아들로 13세에 진 사시에, 17세에생원시에합격1423년창평현령을지냈다. 청렴하고공정함 이 뛰어났으며, 아버지 판윤공의 상고(喪故)를 당하자 벼슬에서 물러나 시 묘하며예를갖추어정성을다했다. 뱚창간11주년특집 선조의유훈(遺訓) 전국 성손들의염원(念願)을 업고 지난 2007년 창 간하여어느덧창간11주년을맞이한가운데일상 에서 또는 글공부를 시작하기 전 각오와 계획, 스 스로 나를 경계하는 잠(箴), 계(戒), 사(辭), 훈(訓) 등선조님의유훈이 전해지고 있어 마침 다음 달 이면우리민족의최대명절인설날을앞두고모처 럼부모의품에 안기는 자녀들과 함께 읽으며 자 녀들의인성함양과자기계발을위한자리가될수 있는기회를가져보고자그동안게재되었던교훈 이될만한선조님의유훈을간추려정리해보고자 한다. 안락재박지견선생의후손광근이 격몽요결체로 정리하여기록하였다. 뱚계학도문(戒學徒文)(學徒를경계하는글) 뱚신심신관편(愼心愼官篇) 뱚벼슬살이하는사람을깨우쳐훈계하는글 (居官箴戒,菊堂文集에서) CMY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