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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기] 인연 김진각 따스한 봄 햇살이 비추고 있는 문리대 돌계단에 앉아 나른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던,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 바로 그 운명 같은 날이 있었다. 급하게 어디론가 가는 동기를 따라 무료함을 달래볼까 따라나섰던 그날, 같이 간 곳이 바로 방송국이란 건물 이었다. 이왕 왔으니 입국 원서를 써보란 과 선배의 권유에 받아든 입국 원서에는 아나운 서, 엔지니어, 피디, 보도와 같은 무엇을 어떻게 하는 부서인지 잘 알지도 못하는 지원 부서들이있었다. 어떤 부서를 지원할까 망설였지만, 아니 망설였다기보다는 뭐하는 부서인지 잘 알 지 못해 머뭇거렸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순간 고등학교 시절, 성당에서 미 사 집전 때 사회도 보고 성경 독서를 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수녀님들로부터 목 소리가 좋다는 칭찬을 받았었던 기억이 떠올라 아나운서라는 부서에 겁 없이 지원을 했다. 목소리좋으면아나운서는그냥하는줄로알았다. 입국시험이란 것을 치르고 면접이란 것을 보고 며칠이 지났다. 처음 지원하게 된 동기가 불손한지라 합격은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덜컥 아나운서 부서에 합격되었 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당시 방송국 국원을 소수 정예가 아닌 인해 전술(?)을 고려 해서합격자를선정한것이아닌가하는그런생각이든다. 소수정예로국원을뽑았다 기별 Essay | 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