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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휴교령이라는 말도 안 되는 조치에 억울하기는 했지만 덕분에 우리 28기들은 학교 밖에서자주뭉쳤고부산등으로여행도다니며동기애도다졌다. 하지만수습교육은 조금은 호되게 오래 받은 것도 같다. 배준 형으로부터 클래식 음악 교육을 받으며 큐 가 들어갈 자리를 찾는 법을 배울 때는 조금은 귀가 트이나 하는 생각도 갖게 되었지 만그렇게음악실력이급격히늘지는않아부끄러워했던기억도있다. 언젠가, 후배들의 정신 무장을 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선배가 마이크 스탠드를 들어 벌주는사태가일어났다. 우리기수전체가들고일어나서폭력에저항했던기억이지 금생각하면참신기하다. 우리모두가어리고배워가야하는과정에서실수와어리석 음들을 깨쳐가는 시간들이지 않았을까? 선배들에게는 서운해 하며 서로의 앙금을 풀 어나가는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우리 기수에게는 더 단단해지는 기회와 과정은 아니 었을까. 28기는모두15명이수습을거쳐정식으로방송국일원이되었다. 아나운서실에는 우리 기수의 영원한 반장인 자신감 있고 활력 넘치는 정찬모 형과 ‘그리운 금강산’가곡부터 트로트까지 넘나들며 앙코르를 받던 음대생 정진이 언니, 그리고언제나시니컬한자유주의자범수형! 김범수가있었다. PD실에는는 국장을 맡기까지 후배들을 잘 챙겼던 신사의 풍모를 지닌 임구영 형, 낭만 가객처럼 떠돌며 어디로 튈지 모를 것 같았던 자유로운 영혼의 댄서 이계영 형, 그리고노란바바리코트때문에노랑병아리같다는말을들었던PD실장이효선언니, 방송 멘트 쓰는 걸 즐기던 이미혜 언니가 있었다. 미혜와 효선이는 같은 생물학과 친 구로 자주 붙어 다녔고, 강의실에서는 뒤편에 앉아 교수님 몰래 다급하게 스크립을 끄 적거리며평크를막곤했다. 보도실에는 기자의 실력은 주량과 비례하는지, 주량 막강한 정태수 형과 까만 뿔 테 안경 류원 형 그리고 PD 이미혜와 이름이 같은 보도 이미혜 언니가 보혜 라고 불리 며 당시 소주 이름처럼 선배와 동기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었다. 영원한 부산‘사나이’ 056 | 대학의 소리 방송국 - VOU 60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