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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기] 벚꽃만큼화사하고아쉬운80년대를기억하며 이미혜 4월이 오면, 본관 가는 길목에는 벚꽃이 흐드러졌었다. 그 벚꽃 아래 벤치에 앉으 면 봄 향기에 살랑살랑 누군가 말이라도 걸어주지 않을까 설레는 대학 1학년의 봄날 들이었지만우리들에게는그런날들이주어지지않았다. 80학번으로 입학하자마자 학내 민주화라는 긴 투쟁을 시작으로 5.18의 광기어린 학살 소식과 함께 지독한 어둠을 맞았다. 교정에는 당시의 용어로‘잡새’들이 여기저 기 날아다녔다. 최루탄을 쏘아대고 돌멩이들이 날아가고 정외과 건물에는 전경들(백 골단이었을까?)이데모하는학생들을잡으러진입했다. 마침내 학교는 한 학기를 몽땅 휴교하는 령을 내려져 학생임을 거부당했다. 결국 꽃이피는지지는지제대로느껴보지못한80학번이바로VOU의28기이다. 다음해부터는 벚꽃 피는 계절이 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맞이하려 했지만 중간고 사를치르면서방송도어김없이내보내야하는송국이들에게는어림없는일이었다. 봄비가 오고 축 늘어진 능수벚나무에서 꽃잎이 바람에 휘돌아 날리며 우수수 떨어 지는그런광경만을아쉬워하며바라볼뿐이었다. 그리고 본관 앞 분수대 주위에서 학내 데모를 할 때면‘흔들리지 않게 우리 단결해 ~~ ’같은 노래를 떼창으로 불렀는데, 숲속 작은 집 같은 방송국에 안온하게 있던 우리 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심정으로 양희은의‘상록수’를 내보내며 함께 응원하기도 기별 Essay | 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