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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 후배들을 한 사람 한 사람 곱씹어대면서 놀렸고 칭찬했고 자기만의 언어 로질책했다. 그렇게쉴새없이메시지를남겼다. 이게 누가 쓴 걸까? 왜 이런 얘길 내게 하는 걸까? 내가 기다리던 형, 혹은 언니는 왜 아직 쓰지 않는 걸까? 45년의 시간을 언중지서(言中之書)는 이런 글을 먹고 살아왔다. 1972년에서 2017년 까지언중지서(言中之書)는모두106권이다. 얼추일년에두권씩자라난셈이다. 아직현재진행중이고살아있다. 요즘같은디지털시대에손글씨로여백을채워야하는언중지서(言中之書)의 존재 는사실놀라운일이다. 아마도요즘후배들은언중지서(言中之書)에대한사랑이예전같지않을수도있다. 하지만 이미 언중지서(言中之書)는 충분하다. 언중지서의 영원성을 바라는 것이 어 찌보면어리석은일일수도있다. 또 그 시대에 어울릴만한 무엇인가가 나오는 법이니까. 얼마 전부터 27기 박원연 동문의 도움으로 언중지서의 디지털화 작업이 진행되었다. 영구 보존이 어렵다면, 이 런방식으로라도보존할수있다는것이얼마나감사한일인지모른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쉽다. 언중지서(言中之書)가 점차 전설이 되어가고 화석이 되어 가고있다는느낌을지울수가없다. 디지털 작업을 준비하다보니, 보관 상태도 말이 아니었다. 오래된 것은 곰팡이가 피고, 표지도너덜거린다. 더안타까운것은군데군데분실된책자도눈에많이띤다. 어쩌랴? 가끔예전우리시절에썼던언중지서(言中之書)를펼쳐본다. 가슴이뛴다. 우린이미타임머신을타고그속에있다. 스무살의그시절, 그속에내가있다. -VOU 60년사편집위원회 VOU 언중지서 |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