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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교체식을 준비하는 YB의 나는 내 실력에 대한 불안함과 걱정이 앞섰다. 허무를 원했던 경진이, 방송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국장의 역할에 적합한 아람이, 총무가 되어 국장과 시너지를 낼 현수, 그리고 유일무이 차기 엔지부장 지안이. 자연스럽게 난상엽형에이어차기아나운서부장이되었다. 내 자식을 키우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동시에 내 실력에 대한 의심과 함께 불안함이 커졌다. K팝 스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 위원이 점수 를 매기듯, 여자 동기 아나운서가 4명이나 있는데 그들 사이에서 비교되지 않을까? 선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커지는 불안감만큼 내가 방송한 프로에 대한아쉬움이커져갔다. 하지만OB 선배들에게더자주강습받고혼자더많이연습 하며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방송을 하기위해 노력했다. 내가 느낀 무게감만큼 국 장, 총무, 엔지부장, 허무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그 부담감을 스스로 이겨냈음에 기특 하고박수쳐주고싶다. 하지만 나의 이런 성장 스토리와는 다르게 동기들에게 나는 만족스러운 아나운서 부장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동기로서는 아쉽게 기억됐을지도 모른다. 2학년 방송제를 준비하며 방송국을 그만두라는 부모님과 갈등이 있었다. 학기 중은 이해하지만, 방학 까지방송국생활에몰두하는것이이상하다고생각하셨다. 합의점을찾다보니YB 동 기들과 함께 시사 다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음과는 반비례하게 상대적으로 참여 도가 낮았다. 처음에는 나름 또 언니라고 동기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크라운관 합숙 기간 동안 미안한 마음에 속사정을 얘기하자, 그제서야 오해를 풀고 이해해줬던 게 새삼 기억난다. 비슷한 이유로 학업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성적이 떨어지면 방송 국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가 더 커질까 두려워, 꼭 해야 하는 방송/업무 외에 동기들과 의사적인시간을더많이갖지못했다. 그렇게 나의 2학년 VOU 기억은‘부족한 실력에 대한 불안함과 인정받고 싶은 마 음’, ‘치열한 방송국 생활과 불균형을 이루는 나의 삶’사이에서의 끊임없는 줄다리기 였다. 기별 Essay | 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