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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였던 저는 한 번 없앤 방송은 다시 만들기 어려울 거라 생각하고, 지금까지 지 켜온 방송은 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학교에 남아있는 OB 선배들에게 부탁하 여 도움을 조금이라고 받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나운서 부장이었던 동기 민 주는 선배들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방송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리해서 방송을 하기보다는 아침, 낮, 저녁 방송 중 한 가지는 포기 할수밖에없다고얘기를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맞던 민주였는데,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게 무척이나 섭섭했었죠. 그리고 그렇게 주장하는 건 아나운서로서의 이기심이고 나는 전체를 생각해서 얘기 하는거라내생각이옳다고생각했습니다. 섭섭한마음에감정적으로얘기를하게되 었고, 결국엔 상처주는 심한 말까지 하며 싸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속상한 마음에 둘다결국펑펑울면서주변사람들까지말리는상황이오게되었습니다. 저는 국장이, 민주는 영상피디 부장이었던 슬기가 각각 데리고 나가 서로 얘기를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국장과 얘기를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났더니 민주 에게 너무 심하게 말을 했구나 싶었죠.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기에 어떻게 화해를 해 야하나민망함부터앞섰습니다. 쭈뼛쭈뼛다시숙소에들어와서그후로어떻게끝냈 는지도모르게회의를마무리지었습니다. 그리고 어색한 시간이 계속 흘렀고, 저는 민주의 눈치만, 민주는 제 눈치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언제였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누군가 무서운 얘기를 시 작했습니다. 처음엔 서먹서먹하게 듣다가 어느새 다들 집중하게 되어 모여서 각자 무 서운 얘기들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눈치를 보다 슬쩍 민주 옆에 앉았습니다. 그러다가 슬쩍 같이 이불을 덮고 집중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슬며시 팔짱까지 꼈습 니다. 그게 싸움의 끝이었습니다. 굳이 누가 먼저 미안하다고 하지 않아도 서로 미안해 한다는걸알고있었기때문에가능했던것같습니다. 남들이보면이상하다고생각할 수도있었겠지만, 우리끼리는웃으며세미나를마무리할수있었습니다. 154 | 대학의 소리 방송국 - VOU 60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