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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노래를부르며, 눈물을흘렸다. 저렇게리얼하게흘리는눈물을어떻게프로그램으 로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10년 전, 50주년 방송제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던 우 리들이 생각났다. 방송작가라는 직업은 아주 화려하고, 바쁘고, 거지같으면서도 또 황 홀하지만, LP판을 들고 턴테이블 앞을 서성거리던 그때가 늘 그립다. 예능 작가가 되 어 꽤 웃긴 여자가 되었고, 글 쓰는 일보다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며 뛰어다니는 나 는, 가끔씩 캠퍼스 어딘가에서 예술의 샘터 멘트를 미친 듯이 쓰던 스물 셋의 여자가 그립다. 이제 방송계를 떠난 많은 동료들도 가끔씩 그리워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때 의우리는정말행복한방송을했으니까! 아주 오랜만에 소중히 간직했던 아침방송 멘트를 펴 보았다. 거기에“인연은 수많 은 씨실과 날실이 엮여 생기는 한 장의 천이라고, 그만큼 복잡하지만 결코 잊힐 수 있 는 게 아니라고”적혀 있었다. 최근 인생에서 아주 특별한 슬픈 일을 겪은 나에게, 그 간 연락 한 번 못하고 살아 차마 소식을 전하지도 못한 나에게, 많은 VOU 가족들이 찾 아와 주었다. 10년 만에 처음 본 수많은 선배, 동기, 후배들은 별다른 말도 없이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고, 위로해 주었다. 처음에는 너무 염치가 없고, 죄송스러운 마음에 아무 말도 못하였고, 또 문득 그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어 눈물이 났다가, 반가운 마음 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전하고 싶 다. 덕분에 내가 살았던 이십대 초반이, 더욱 반짝여지는 기분이었고, 누군가가 되게 좋아했을것같아서, 너무고마웠다고…. 우리 모두에게 VOU는 가족이자, 소중한 인연이다. 60년 동안이나 서로 얽힌 씨실 과날실들이아주찬란한인연으로모두의기억속에남았으면한다. 오랜만이어도괜 찮다. 처음 만나는 얼굴이어도 괜찮다. 이렇게 우리! 오랜만에 만나도 늘 예쁜 꽃처럼, 각자의 추억 속에서 모두 꽃길만 걷기를, 그리고 그 꽃길 속에서 자주 안부를 전하길 바란다. 기별 Essay | 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