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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성격좋은놈들은다나가고, 진짜우리만남았네….” 씁쓸하면서도 이내 자랑스러운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였고, 한참이 지난 후에도 잠 시 함께하고 그 자리를 박차고 떠난 이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실 참 좋았었던 만남 이었고,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나 하며 가벼이 한걸음을 같이 했더라면, 그 무거운 부 담과어려운관계를만들지는않았어도되었을텐데말이다. 우리 52기는 이렇다. 아나운서 부서에 조진주, 좌희정, 최성혜, 최광종, 엔지니어 부서에 김정은, 이미진, 양진호, PD 부서에 서정욱, 보도기자 부서에 서진희, 장연주, 영상PD 부서에 장혜승, VJ 부서에 김은혜, 이렇게 12명이다. 정말이지 완벽한 숫자이 다. 어쩜이렇게동기들의학과와당시의성향까지도새록새록정확하게기억날까. 글 을 쓰는 지금 괜히 이상하다. 그냥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이 나는 한도 내에서만 끄적거려본다. 60년사에 나오는 우리 동기들에 관한 얘기가 단순히 나타나는 글자에 의해 모든 것이 표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다들 알겠지만, 불완전한 인간이 갖는 감정의 오 해와 기억의 한계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난 수많은 감정의 폭발과 이성이 제어할 수 없는 행동을 낳았을 테니 말이다. 정확하지 않은 이야기나 다소 오 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이 있다면 두 아이를 출산하고 현저히 떨어진 한 주부의 기억력 을 탓할 뿐, 그냥 52기는 52기이니깐. 여태껏 잘 해 왔고, 지금도 잘 살고 있으니깐. 거 기에 만족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너무 선, 후배와의 소통이나 송국 일에 마음을 못 쓴 것은 글을 쓰는 내내 송구하고, 아쉬운 마음뿐이다. 물론 잘 하고 있는 동기도 있으니, 사라져버린 사람처럼 살고 있는 사람도 가슴 한 구석에는 VOU의 봄과 여름 그리고가을과겨울을안고살아가고있다는것만은기억해주길…. 그래서인생마지 막을함께할때는어깨서로보듬으며인사동한식당에서밥 한 끼 먹고 삼청동 한 찻 집에서 뜨 끈한 차 한 잔 하 며 그저 인생의 한 단 락을 또 함 께 나누길 소 망해 본 다. 처음 송국에 들어올 때만 해도 여기서 마치면 다 방송국에 입사하는 줄 알았다. 참 어린 생각이었고, 세상을 사회를 잘 모르던 시절의 꿈만 꾸던 소녀의 이야기이다. 그 142 | 대학의 소리 방송국 - VOU 60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