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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물 ‘영원한 속죄(A heartfelt apology)’를 만든 조각가 왕광현(51)씨는 “서독의 총리가 유대인을 기리는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왕씨는 30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래전 일이지만, 서독 총리가 희생된 유대인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는 흑백사진에서 큰 울림을 받았다”며 “일본은 현재도 역사적 사실을 계속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표현하고 싶은 것을 작가의 관점에서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왕씨가 언급한 서독 총리는 빌리 브란트(1913~1992) 전 총리다. 그는 1970년 12월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 위치한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왕씨는 4년 전 소녀상 앞에 남성이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의 조형물을 만들었다. 왕씨는 “지인의 소개로 (조형물을 제작한) 김창열 한국자생식물원장을 알게 됐다”며 “원장님과 뜻이 맞아 조형물을 만들게 됐고, 조형물을 본 조정래 선생께서 ‘영원한 속죄’라는 이름을 붙여 주셨다”고 했다. 왕씨가 만든 조형물은 일본 정부가 최근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유감을 표하면서 외교 문제로 비화됐다. 무릎을 꿇고 있는 남성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