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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인물의 경험자료를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서술한 것이라고 한다. 앞의 비문을 아래에 다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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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구성에서 인물상은 당시 '조병창'을 경험하신 분 중 지영례(여, 1928-)님과 이연형(남, 1921-2009)님의 실제 자료를 모티브로 출발했습니다. 지영례님의 일본군 위반부 예행을 피하기 위해 경험했던 '조병창'에서의 노동현장과, 이연형님의 조선독립당 활동과 그로 인해 옥고를 치르는 등의 자료들은 일본 제국주의 치하에서의 조선 노동자들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주요한 사례라 생각됩니다. 작품에서 두 분은 부녀의 배역을 하는 연극배우처럼 하나의 무대위에서 부 분이 직접 겪은 육체적 심리적 상황을 표현하며 정지해 있습니다. 15세 앳된 딸은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던 인권유린과, 그 경험으로 인한 정서적 불안, 초조, 긴장등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버지는 단순한 노동자로서의 인식을 넘어서서, 식민지 백성으로서의 자각과 해방에 대한 염원, 나아가 지배 피지배가 없는 새로운 세계 건설에 대한 의지와 예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두 인물의 각기 다른 시선, 그리고 좌대 위에 특별한 배치는 온 민족이 그토록 염원해온 해방을 앞둔 시점의 그 긴장된 시간과 공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뒤편 부조는 두 인물의 경험자료를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서술함으로써 주제의 설명적 요소를 더했습니다. 부평공원은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역사적 공간입니다. '해방의 예감'을 통해 이곳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다시는 이 땅에 평화를 해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조각가 이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