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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자를 의법조치하지 않고 젊은 남성들을 무조건 빨치산 협력자로 본 다 음 현장에서 ‘즉결처형’(Summary Execution)하였다. 이처럼 ‘선별’이란 것도 단순히 외모를 보고 빨치산 활동을 할 수 있는 연 령대인가 여부, 인상착의로 보아 빨치산 활동을 했음 직하다고 판단하는 등 매우 주관적이고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현장지휘관의 그때그때 자 의적인 판단에 따라 유죄가 입증되지 않은 민간인들의 목숨이 좌지우지되었 다. 사건이나 장소마다 총살대상 나이구분이 각각 달랐다는 것은 현장지휘관 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총살대상자가 달라졌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11사단 사건 희생자 분류에서도 남성이 전체의 76.9%(703명)이며, 이중 16 세 이상에서 40대 남성 비율이 7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젊은 남성들이 주로 빨치산 협력자로 간주되어 희생되었음을 보여준다. 3. 희생자가 빨치산 • 부역자였는지의 여부 지금까지 서술한 사건의 경위, 사건의 실재 여부 등을 통해 당시 많은 민 간인이 살해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11사단의 호남지역 공비토벌작 전 기간 동안 군인에 의해 사살된 민간인들이 과연 공비, 빨치산 혹은 빨치 산 협력자들인가? 아니면 무고한 비무장 저항능력이 없는 민간인이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군경의 토벌작전 과정에서 사망한 희생자들은 전과 보고 상 오직 공비로만 분류되어 있을 뿐, 이들의 실제 신원을 확인할 수 있 는 공식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이 과연 빨치산이었는지, 부역 자였는지, 그리고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왜 희생되었는지를 피해자나 목격자 는 물론 당시 참전군인과 경찰들의 진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앞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진실화해위원회가 확인한 바 11사단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 중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는 914명(확인 822명, 추정 92명)으로 드러났다.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 914명 중 남성이 703명으로 76.9%, 여성이 208명으로 22.7%를 차지했다. 정확한 연령을 알 수 없는 73명을 제외한 나머 지 841명을 연령별로 구분했을 때, 16서Il~49세가 623명 (74%)으로 2/3이상을 차지했지만, 사회활동을 하기 어려운 당시 50세 이상 노령층과 15세 이하도 218명 (23.8%)에 달했다. 이처럼 여성과 노약자가 각각 20% 이상 희생되었다 - 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