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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토벌작전에 대한 공포감과 이를 이용한 빨치산의 선전, 즉 ‘군인이 오면 다 죽는다. 우리를 따라오면 산다’는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함평일대에서는 수복작전을 시작된 이래 20연대 작전지역, 특히 5중대의 주 민 살상이 심각했던 월야면 · 해보면 · 나산면과 장성군 삼서면 등에서는 좌 익 활동가가 아닌 일반 농민들까지 온 가족이 집을 나와 목숨 보존을 위해 불갑산 · 군유산 등지로 피난을 가기도 했다. 학도의용경찰로 20연대 1대대 4중대와 함께 토벌작전을 벌였던 참고인 윤 정호는 “산으로 도망가는 민간인은 적으로 간주하여 사살하였다”고 진술하였 다}04) 나주 다도면 강정마을 사건은 토벌군이 진입하면서 낸 총소리를 듣고 무 서워 산으로 피신한 주민들을 토벌군이 붙잡아 총살한 경우였다. 이 사건 때 는 전날 내린 폭설 위에 찍힌 발자국 때문에 2살 난 유아를 비롯해 20여 명 의 주민이 군인에게 붙잡혀 희생되었다. 군인들은 나이와 행색 등으로 이들 이 빨치산이 아닌 가족단위 피난민임을 인지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 고 총격을 가해 이들을 살해한 사실이 확인되었다}05) 결국 11사단 20연대 작전지역에서 군이 작전 이전에 주민 소개조치를 적 절하게 취하여 주민들이 충분히 대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진술은 확 보하지 못했다. 오히려 여러 지역에서 군은 주민들을 일단 빨치산 내통자로 간주하고 예고 없는 진입 · 가옥 소각 등을 통해 많은 민간인을 사지로 내몬 사실이 확인되었다. 나. 절차 부재의 불법적 무차별 집단희생 호남지역 국군에 의한 집단희생사건에서 많은 경우 군인들이 수복과정에 서 갑자기 마을에 들이닥쳐 피난 가지 않은 채 마을에 남아 있는 주민, 특히 304) 참고인 윤정호 진술녹취록(2008.9.1.) 305) 20연대 3대대 출신인 양태일은 ‘작전 중 민간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하였는가?’ 라는 물음에 “아기 업은 엄마도 있고 그랬는데 ‘그런 사람은 죽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도 그 사람들이 빨치산에게 연락하기 때문에 그 남편이든지 그 사람은 죽게 돼 있었다”라 고 진술하였다. 참고인 양태일 진술녹취(2007.12.11); 송규석도 “작전지역에 국군이 가 면 (주민들이) 도망갔고 그러다 죽은 사람도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참고인 송규석 진 술녹취(2007.12.11) - 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