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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너리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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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동네 여기는 4.3사건으로 마을이 전소되어 잃어버린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리 웃동네마을 터이다. 4백여 년 전에 설촌된 유서깊은 이 마을은 금악리 상동이라는 뜻에서 웃동네로 불리었고 이씨 김씨 송씨 강씨 박씨등 38호에 141명의 주민들이 밭농사와 우마를 키우며 정겹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4.3사건은 이 마을에도 비극으로 다가왔으니 1948년 11월 21일경 소개령에 의해 주민들은 정든 마을을 떠나 한림리 협재리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마을은 전소되어 폐촌이 되었고 이 와중에 무고한 주민 8명이 희생되기도 하였다. 그 후 주민들은 재건명령에 따라 명월리 고림동에 잠시 거주하다 다시 금악리 본 마을로 이주하여 정착한 이후 웃동네는 그대로 방치되어 버렸다. 지금은 당시 마을 대소사를 논의하고 아이들이 술래잡기를 하며 뛰놀던 팽나무와 연못터, 그리고 사라져버린 집터 주변의 대나무만이 옛날에도 여기에 사람들이 살았음을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다시는 이 땅에 4.3사건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표석을 세운다. 2003년 4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