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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마을 - 드르구릉- 이곳 제주시 노형동 드르구릉에는 이씨가 300여년전에 처음 정착하여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됬다고 전해진다. "드르(돌판)에 큰 구릉(연못)이 있었다"는 데서 붙여진 마을이름처럼 귀한 식수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이 마을은 해방당시만 해도 노형2구에 속해있었으며 16가호 80여명의 주민들이 정을 나누며 살고있었다. 그러나 드르구릉마을 사람들은 4.3와중에 마을전체가 화재로 소실되었으며 정든 삶터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했고 부모형제와 이웃의 희생을 눈물로 삼키며 지켜보아야만 하는 고통을 겪었다. 더 이상 주민들의 보금자라가 되지 못한 빈터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대나무만이 지키고 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름들이 팽나무도 베어져 없어지고 그 깊고 큰 구릉도 메워져 버렸다. 어디 노형동에서 잃어버린 마을이 이 곳뿐이야. 함박이굴(32가호), 방일리(30가호), 개진이(26가호), 괭이술(41가호), 물욱이(19가호), 뱃밭(30가호)도 4.3의 와중에 사려졌다가 최근에야 조금씩 사람들이 찾아와 삶터를 일구어가고 있다. 다시는 이 땅에 4.3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며 이 표석을 세운다. 2001년 4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