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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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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너리굴 여기는 4.3사건으로 마을이 전소되어 잃어버린 남제주군 남원읍 남원2리 버너리굴 마을터이다. 마을의 지세가 반달모양 같다고 해서 반월동(半月洞)으로도 불렸다. 1백여 년전에 설촌된 이후 현씨 고씨 김씨 정씨등 23호 1백여명의 주민들이 밭농사를 짓고 우마를 기르며 살던 비교적 부유한 중산간마을이었다. 그러나 4.3사건의 회오리바람은 이 마을이라고 비껴가지 않았으니 주민들은 1948년 11월경 남원1리로 스스로 소개하여 왔으나 텅빈마을은 그달 28일 무장대에 의해 전소되었고 이 와중에 소개된 마을에서 주민 4명이 희생되기도 하였다. 소개지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개건명령에 따라 현재의 리사무소 근처에 터를 잡아 살기 시작한 이후 이곳으로는 돌아오지않아 지금은 감귤농장으로 변하였다. 당시 사람들이 지나다니던 올래와 대문의 흔적 그리고 훌쩍 자란 소나무와 동백나무들이 여기에도 사람들이 살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다시는 이 땅에 4.3사건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염원하며 이 표석을 세운다. 2003년 4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