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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동 이 곳은 4.3사건으로 마을이 전소되어 없어져버린 북제주군 구좌읍 송당리 장기동마을터 이다. 3백여 년 전 화전민들이 황무지를 개간하여 잡곡을 재배하면서 살기 시작하였고 우마를 방목하였던 제1소장에 위치해있어 장터로 불리기도 하였다. 마을 주위로 성불오름, 비치미오름, 민오름, 칡오름등이 둘러져 있어 바람막이가 되었고 사철 마르지 않는 진수내 물이 있어 인심 넉넉한 마을이었다. 그러나 김씨, 한씨, 고씨, 강씨, 이씨, 홍씨, 오씨등 40여 가호에 150여명의 주민들이 자연과 더불어 평온하게 살던 이 마을에도 4.3의 광풍은 여지없이 몰아닥쳤으니 1948년 11월 22일 소개령에 의해 주민들은 평대리나 세화리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고 11월 26일 마을은 토벌대에 의해 불에 타 페허가 되어버렸다. 이 와중에 여기저기에 피신하였던 주민들이 많은 고초를 겪었고 여러명이 유명을 달리하기도 하였다. 그후 국립목장으로 조성되었다가 지금은 개인회사의 목장지로 개간되어 자유롭게 드나들 수조차 없지만 군락으로 남아있는 대숲과 양하들은 당시 사람들이 살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다시는 이 땅에 4.3과 같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이 표석을 세운다. 2004년 4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