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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마을 -영남동- 여기는 4.3의 와중인 1948년 11월 20일 경 마을이 전소되어 잃어버린 서귀포시 영림동 마을터이다. 이 마을에는 19세기 중반 무렵 생활이 어려웠던 제주도 각지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화전을 일구며 살아가기 시작한 이래 호수가 많을 때는 50여호가 넘기도 했다. 주민들은 감자, 메밀, 콩, 산디(밭벼)를 주식으로 삼았고 목축을 하였으며 마을에는 서당이 있어 학동들의 글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재수의 항재등 여러 항쟁에 많은 주민들이 참여했고, 1918년 범정사 항일독립운동에 참여한 주민 6명이 일제에 구속되기도 하였다. 그중 옥사한 김두삼(당 25세)은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어 마을의 명예를 높여주고 있다. 4.3사건은 이 마을을 피해가지 않았다. 15가호의 주민 90여명중 피신하지 못한 50여명이 희생되는 불운을 맞았다. 주위로 눈을 돌려 화전같이 흔적이 뚜렸한 층계밭을 보라. 옛 우물터를 찾아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며 영남마을 주민들의 아팠던 삶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라. 이곳에 밝은 햇살이 영원히 머물기를 바라며 이 표석을 세운다. 2001년 4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