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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27일 주일 4 종합 ■ 기분 좋은 명절 ■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 한가위입니다. 삼국사기에서 신라시대 우리 조상들이 한가위를 지냈던 모습을 읽을 수 있습니 다. 왕이 육부(六部)를 정한 뒤, 이를 두 편으로 나누어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部內)의 여인들을 거느리게 하 고, 길쌈을 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름, 즉 한가위가 되면 그 공을 가려 지 는 편은 음식을 준비하여 이긴 편에 사례 하고, 모두 노래와 춤과 온갖 놀이를 하 게 하였으니, 이를 가배라 불렀다는 기록 이 있습니다. 여기서 편을 갈라 이기고 지는 것은 경 쟁을 통해 일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였 습니다. 이때의 길쌈은 겨울을 날 옷을 만 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모두를 위해 일의 능률을 올리고 동기부여를 할 필요 가 있었습니다. 일을 마친 후에는 음식을 준비하여 이를 함께 나누며 즐겼습니다. 사회교리에서 자본주의와 사유재산, 경쟁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를 통해 효 율을 촉진시키고, 그 높아진 효율로 인간 을 위해 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편을 이기기 위한 경쟁, 내가 모두 갖기 위한, 나만을 위한 사유재산, 인간을 위해 서가 아니라 주가지수와 성장률이라는 숫 자를 위해 봉사하는 자본주의는 교회가 옳다고 가르치는 것들이 아닙니다. 명절은 공동선을 위해 서로 애써온 이 들이 자신의 공을 함께 나누고, 서로의 허 물과 부족함을 용서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다가올 어려움을 함께 이 겨내기 위한 힘을 다지는 자리였습니다. 그렇기에 모두가 평소보다는 더 행복할 수 있었고 풍요로웠습니다. 저절로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내고 있는 명절은 어떠합니까? 음식준비, 부모님 모시는 문 제에서 이 사회의 세대 간 갈등을 드러내 고, 성묘 가서 절하는 문제로 종교갈등을, 정치 이야기하며 정치갈등, 사회갈등, 남 북갈등의 상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명 절을 지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하느님이 바라시는 인간 존엄성, 공동선 의 우선성이 올바로 자리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명절이 가족들이 함께 모 여 기쁨을 나누고, 아픔을 위로하는 자리 가 될 수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핵가족 화, 노령화와 같은 수많은 문제 안에 있는 우리 가정과 그 구성원들의 아픔, 이산가 족 문제로 힘싸움을 하는 남과 북, 그 사 이에서 눈물 흘리는 얼마 남지 않은 이산 가족들, 주당 노동시간을 둘러싸고 팽팽 한 줄다리기 중인 노동자, 고용주, 정부. 한가위를 맞아 자신들이 겪는 대립과 갈 등의 원인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경쟁 하고 자신의 주장을 펴는지 돌아보면 좋 겠습니다. 사회교리는 하느님께서 결코 포기하실 수 없는 인간 구원을 이루기 위해 변화하 는 각자의 삶에서 말씀을 육화시키려는 치열한 노력의 결과입니다. 이번 명절은 잠만 자고, 텔레비전과 컴퓨터, 스마트폰 을 들여다보느라 대화가 사라진 명절, 고 속도로에서의 고생만 기억나는 한가위가 아니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삶을 서로 나 누고, 그 안에서 신앙을 통해 서로를 격려 하고 나아갈 방향을 함께 찾으면 좋겠습 니다. 그 노력이 이 사회의 소외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을 향하길, 그래서 한가위가 끝난 후 성큼 다가올 겨울 앞에서도 따뜻 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랍 니다. 정치·사회·세대간 갈등 벗어나 가족들 한자리 모여 대화하고 위로하는 뜻깊은 시간 돼야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현재 고덕동본당에서 사목하고 있다. 일러스트 조영남 김성수 신부 (tothund@seoul.catholic.kr) ‘생명 존중’ 인식 나누며 종교간 화합 모색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가 ‘생명, 함 께 심는 행복의 씨앗’을 주제로 9월 19 일 충북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행사장 일대에서 마련됐다. 종교문화축제는 다양한 예술문화 장르를 통해 종교를 보다 친숙하게 만 나고, 종교간 화합과 상생의 뜻을 나누 는 장이다. 사단법인 한국종교지도자 협의회(공동대표 의장 자승 스님)가 주 최하는 이 축제는 지난 1990년에 시작, 국민들이 각 종교의 문화를 직접 체험 하고 종교에 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특히 올해 는 처음으로 서울이 아닌 농촌 지역에 서 축제를 열고, 지역 발전과 지역 종교 화합을 독려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7대 종단별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 행사장을 찾은 이들 이 묵주 만들기와 교황님 얼굴 그리기, 사찰음식 맛보기, 도포입기와 다도 시 연 등 다양한 종교문화 체험 시간을 가 질 수 있도록 했다. 공통체험장에서는 느리게 보내는 생명엽서 쓰기, 새싹채 소 키우기 등의 체험을 지원했다. 이어 생명콘서트에서는 각 종단 대표들이 콩, 조, 수수 등의 유기농 곡식으로 올 해 축제 주제어를 만들어가는 퍼포먼 스를 시작으로 대북과 팝페라, 비보이 공연, 인기 대중가수 무대 등을 다채롭 게 선보였다. 한편, 종교 지도자들은 종교문화축 제 참가에 앞서, 가을 열매 수확에 분 주한 농촌마을을 찾아 일손을 돕고 농 민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 관심을 모았다.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 등 한국종 교지도자협회 7대 종 단 공동대표들은 19일 오전 충북 괴산군 입석마을 사과 농장을 방문, 사과 수확 체험과 마을 사람들과의 만남 시간 등을 이어갔다. 특히 각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유기농 업 등 친환경 농업의 실태와 어려움, 농업의 전문화 필요성 등에 관한 농민 들의 의견을 듣고 실천 과제 등을 공 유했다. 수확 체험과 농민들과의 대화에 참 여한 공동대표들은 한국 천주교 주교 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원불교 남 궁성 교정원장, 성균관 어윤경 관장, 천 도교 박남수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 회 한양원 회장 등이다. 이날 자승 스님은 “마음에 심는 생명 의 씨앗은 때를 가리지 않고 심고 언제 든 풍성히 수확할 수 있다”면서 “생명 존중의 정신을 공존과 화합의 중심으로 삼아 확산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왼쪽)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9월 19일 오전 충북 괴산군 입석마을 사과농장에 서 사과 수확 체험을 하고 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19회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 열어 충북 괴산서 실시… 농촌서는 처음 일손 돕고 농민과 대화의 장 마련 묵주 제작·사찰음식 맛보기 행사도 교회 안팎에서 탈핵에 대한 요구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인천교구가 탈 핵·에너지학교를 마련한다. 인천교구 환경사목부(담당 김윤석 신부)는 10월 5일~11월 23일 인천 동암 노동자센터 4층에서 2015년 제1기 탈 핵·에너지학교를 연다. 이번 탈핵·에너지학교는 탈핵과 에 너지에 관심 있는 성인, 본당 환경분과 장이나 임원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9시30분까지 2시간 동 안 진행된다. 10월 5일 ‘방사선과 건강’(주영수 한 림대의대 교수)을 주제로 한 첫 강의 를 시작으로, 10월 12일 ‘탈핵과 정치’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10 월 26일 ‘탈핵희망 순례기’(예수회 조현 철 신부), 11월 16일 ‘에너지 협동조합’ (민성환 생태보전시민연대모임 연대사 업국장) 등 8강으로 구성된다. 수강생 들은 개인용 컵을 준비해야 한다. 수강료는 6만 원이며 현장탐방 비 용은 별도. ※문의 032-765-7255 인천교구 환 경사목부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탈핵·에너지학교, 10월 5일 첫 강의 인천교구 환경사목부 서울 가톨릭 농아선교회 청각장애 인 성당 건립을 위한 음악회가 10월 15 일 오후 7시30분 서울 당산동성당에서 열린다. 소프라노 박명랑(아가타), 바리톤 송기창(미카엘), 당산동본당 라우다떼 성가대 등 가톨릭 신자 음악인들이 다수 출연하는 이날 음악회에서는 ‘주 님께 모든 것을 맡깁니다’ ‘주여 당신 종이’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등 성 가를 비롯해 가곡, 클래식 음악들이 연주된다. 박민서 신부(서울 가톨릭 농아선 교회 청각장애인 담당)는 “후원회에 관심과 격려, 그리고 후원의 손길을 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면서 “앞으로도 성당 건립을 위해 지 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리기 위해 이번 음악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전석 초대. ※문의 02-995-7394 서울 가톨릭 농아선교회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청각장애인 성당 건립 위한 음악회 서울 가톨릭 농아선교회 10월 15일 당산동성당서 열려 바리톤 송기창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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