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page

2015년 9월 27일 주일 17 교리/영성 별거 중 엄마를 ‘나쁜 여자’로 욕하는 고모 들 영험한 성물(1) 생명 주인은 하느님… 누구도 끊을 권리 없어 제5계명. 사람을 죽이지 마라 > 38< (303) 1년 전 저희 부모님은 별거를 시작하셨습니다. 30년에 가까운 의처증으로 엄마를 괴롭히던 아버지는 퇴임 후 음주가 잦아지면서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별거 후 중간에 있는 저희에게 너무도 마음 아픈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피해의식에 사로 잡힌 아버지, 부모님이 평생 모시던 저희 할머니 의 이간질과 간섭, 자존감이 회복되지 않는 엄마. 그 틈에서 저희가 말 한마디라도 거슬리게 하면 어느새 저희가 그 싸움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어쨌거나 아버지의 피해의식과 화를 다독여 가며 아버지도 지키고 엄마도 지키는 것이 저희 의 역할이라는 생각에 양쪽 다 챙기느라 버거 운 생활들을 이어왔고 어느 정도 안정된 분위 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문제는 고모들인데요. 엄 마가 할머니와 아버지를 못 챙기는 상황이 되니 고모들은 엄마를 나쁜 여자로 몰고 있습니다. 최근 할아버지 제사에 만난 고모들은 분위 기상 오지 못하신 엄마 얘기를 꺼내어 저희들 에게 화풀이를 하며 따지면서 모든 탓을 엄마 에게로 돌렸습니다. 주일에 들러 할머니께 반 찬을 해주는 것은 나중에 생색내기 위함이고 남편을 의심하게 한 것도, 화나게 하는 것도, 중간에 있는 저희가 아무것도 안하도록 잘못 키운 것도, 자기들의 엄마를 불쌍하게 하는 것 도 엄마 탓이라며 막말을 쏟아내며 심지어 임 신 8개월 중인 저에게 따귀를 때리며 자기들 입장만 쏟아냈습니다. 제가 슬픈 이유는 그들이 저와 같은 신앙을 믿고 같은 복음을 듣고 같이 묵상하는 신앙인 이라는 것입니다. 성지순례며 공동체 생활을 열심히 하는 그들의 신앙생활이 모순되어 보 이고 그들 아니라 열심인 다른 신자들 또한 신 앙과 현실은 별개의 것인지 복잡한 생각이 이 어져 괴롭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겉으로 열심 한 듯 보이는 신앙생활이 실제로 주변 사람에게 큰 사랑으로 변하지 않는 경우 가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자매님께서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고모들의 이중적인 신앙생활이 아 니라, 자신과 형제들이 어머니가 아버지와 같이 안 산다는 점 때문에 고모, 아버지, 할머니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그분들이 어른답게 행동하면 매우 좋겠지 만, 그분들이 아이처럼 행동하건, 비윤리적으 로 행동하건 자매님과 형제들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어떤 이유를 대건 물리적인 폭력, 인격모독이 심한 욕설 등을 그 대로 수용한다면 오히려 병이 될 것입니다. 갈 등이 없는 가족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두 손찌 검을 하거나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지 는 않습니다. 한데 자매님의 경우는 할머니를 부양할 의 무가 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아버지가 병석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고모들이 자주 와서 들여다보고 있는데, 굳이 지금 당장 제사 때마다 친정에 가서 친정 일을 해야 하는 지 의문이 듭니다. 만약 아버지가 자매님과 형 제들의 생계를 다 책임지고 고모들이 제사를 지내러 와서 모든 일을 다 그분들이 하고 있다 면, 그분들의 비난을 온전히 다 피해가기는 힘 들 것입니다. 반대로 자매님과 형제들이 충분 히 자립 능력이 있고, 아버지 역시 병석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아버지나 고모들하고 지 금 엉켜서 살아야 하는지도 의문이 듭니다. 어 머니가 혼자 자립하실 정도이고 형제들 역시 따로 살림들이 있다면 아버지와 고모들 할머 니가 나름대로 평화롭게 사시도록 조금 거리 를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중에 아버지가 정말 쇠약해지셔서 자녀 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면 그때 더욱 열심히 도와드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히려 그때를 위해 지금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서 정작 필요 할 때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도리이겠습니다. 다만 할머니와 아버지 고모들이 어머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건 그분들의 자유이기 때 문에 형제들이 나서서 어머니 입장을 설득하 려 해도 아마 소용이 없고 돌아오는 것은 말씀 하신 대로 폭력적인 언행일 것입니다. 해서, 이 기회에 자매님은 친정으로부터 확실하게 독립 하고 다른 형제들에게도 빨리 아버지와 고모 로부터 떨어져 살도록 조언해 주시는 것이 좋 겠습니다. 다만 어머니 입장과는 또 다른 아버 지 입장도 있을 것이니, 아버지를 무조건 죄인 취급하기보다는 부부 갈등은 자녀들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드리고, 자매님은 자녀로서의 의무만 확실하게 해 주시면 되 겠습니다. 혹시 살면서 어떤 일은 잘해 보려고 하다가 앞뒤가 꽉 막혀 제대로 못할 때 가 있고, 또 어떤 일은 꼬이고 꼬여서 전 혀 풀리지 않을 것 같은데 어느 한순간, 일이 저절로 풀렸던 경험이 있으신지요? 그럴 때마다 우리네 인생,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그 리고 세상 모든 일이 순리대로 되면 좋 겠지만, 때로는 그 순리가 하느님 방식 대로 풀릴 때면 그저 ‘감사합니다’라는 고백과 함께, ‘하느님 사랑합니다’를 외 치게 됩니다. 어느 성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성 당에는 새로 주임 신부님과 보좌 신부님 이 한꺼번에 이동됐습니다. 두 분 신부님 은 성당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모든 물 품들을 정리정돈을 한 후 성당의 모든 비품은 바꾸지 않고, 현상 유지를 잘하 기로 결정을 내렸답니다. 그리고 두 사람 은 솔선수범하여 성당 비품들을 아끼고, 정성스럽게 사용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못내 안타까운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성당 담벼락 쪽 에 성당 주보성인의 성상이 있는데, 외 진 곳에 있어서 그런지 주보성인 성상 이 돋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두 신부님은 고민 끝에 주보성인 성상 앞에 전등을 설치한 후 저녁이 되면 성 상에 불빛이 비치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신자들의 반응이 좋아, 두 분 신부님도 덩달아 기뻐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보좌 신부님이 마당 을 산책하는데, 어떤 할머니 한 분이 찾 아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할머니가 하시 는 말씀이, “신부님, 나는 이곳에 오랫동안 살았 던 사람인데, 요즘 들어 도대체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깜짝 놀란 보좌 신부님은, “할머니, 무슨 일이신데요?” 그러자 할머니는 주보성인 성상을 가 리키며, “저기서 밤에 불빛이 내 방을 비추니, 잠을 잘 수가 없어. 그러니 좀 끄면 안 되나!” “아, 그러셔요? 그러면 저희들이 밤에 잠깐만 켜 놓고 끄도록 할게요.” 하지만 그 할머니의 말씀에는 그 등 을 치우라는 뜻이 더 강했답니다. 보좌 신부님은 이 사실을 주임 신부님께 알 렸습니다. 그러자 주임 신부님도 할머니 의 반응에 어느 정도 동의하면서, 불빛 이 할머니 방으로 안 가도록 방향을 바 꾸고, 시간도 조절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주임 신부님이 마당에 있을 때, 그 할머니가 또 찾아온 겁니다. “저기, 내 말 좀 들어 봐요. 지난번에 이 늙은이가 잠을 못 잔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나는 이제 좀 참을 수 있는데, 나 뿐만 아니라 우리 아들, 그리고 손녀딸도 잠을 잘 수가 없대요. 어떻게 좀 해 봐요!” 할머니는 화가 난 표정이었습니다. 그 래서 이게 어찌된 일인가 싶어, 주임 신 부님이 확인해 본 결과, 주보성인 성상 앞에 등을 켜 놓으니 자연스럽게 기도 하는 분위기가 생겼던 모양입니다. 특히 신자들은 그동안 주보성인을 잘못 모신 것이 부끄럽게 생각되어 평소보다 더 많 은 분들이 그 앞에서 기도를 했답니다. 그렇게 성상 앞에서 기도를 마친 신 자들은 땅바닥 쪽으로 내려 깔린 불빛 의 방향을 보자, 혹시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그 등을 성인 얼굴 쪽으로 잘 비치도록 방향을 바꿔 놓고 집으로 간 것입니다. ‘아뿔싸!’ 그런 사연을 알 게 된 본당 주임신부님은 치울 수도 없 고, 그렇다고 안 치울 수도 없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세라 : 신부님, 조금 전 뉴스 보셨어 요? 연쇄살인범 소식이요. 주땡 : 저도 봤어요. 요즘 끔찍한 일 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아요. 세라 : 그런 범죄자들은 전부 사형을 시켜야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 겠죠? 주땡 : 자매님, 하지만 어느 누구도 생명을 끊을 권리가 없어요. 생명의 주 인은 하느님이십니다. 생명을 해치는 것은 곧 하느님을 거스르는 것이에요. 다섯 번째 계명인 ‘사람을 죽이지 마라’ 에 분명 위배되는 거죠. 사형제도는 생 명을 존중하라는 하느님 뜻을 거슬러 인간 생명을 빼앗는 죄악으로 볼 수 있 어요. 세라 : 아, 그렇지만…. 흉악범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 되나요? 주땡 : 물론 그들에게 잘못이 없다는 말은 아니에요. 하지만 사형제도로 인 한 아픔이 또 다른 아픔을 낳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죠. 사형은 형벌이라기보다 는 또 하나의 살인입니다. 죄인을 죽이 는 것이 결코 정의를 바로 세우고 화해 를 하기 위한 방법은 될 수 없다고 생각 해요. 반대로 복수심을 더 키우고 새로 운 폭력을 만들 수 있겠지요. 결국 버림 받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 우리가 조 금 더 관심을 갖고 기도하는 것이 의미 있지 않을까요? 민이 : 신부님,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도 계명을 어기는 것이겠죠? 주땡 : 물론입니다. 또한 낙태나 안 락사, 인공피임, 인공수정처럼 생명윤 리가 무너지는 일들이 너무나 빈번하 게 일어나고 있어요. 하느님의 허락 없 이 생명을 끊는 것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대한 큰 모욕이라는 것을 명 심하면 좋겠어요. 또한 다른 사람 인격을 모독하고 명 예를 훼손한다거나 분노, 시기, 질투 감정을 계속 갖고 있는 것도 다섯째 계명을 어기는 것입니다. 가톨릭 신자 라면 험담을 하기보다 하루 한 번 칭 찬하기와 같은 작은 실천에서부터 생 명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 나가면 좋 겠습니다. 어쩌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 것이겠 지요. 사형제는 또 하나의 살인 자살·낙태·안락사도 큰 죄 교리 지도 주요한 신부(오천고 교목실장) 정리 우세민·이나영 기자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는 독자 여러분들의 참여로 진행됩니다.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삶에서 겪는 어 려움을 나누고 싶은 분은 아래 주소로 글을 보내주십시오. ※보내실 곳 133-030 서울특별시 성동구 무학로 16 (홍익동 398-2)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담당자 앞 ·E-mail: sangdam@catimes.kr 자아 의 > 8< 신 화 를 찾아서 질문 답변 삽화 김요한 신부 이나미 (리드비나·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장) 펀펀 교리 퀴즈 펀펀 교리는 지난 한 달 동안 게재된 교리 내용과 관련, 퀴즈를 드립니다. 힌트는 9월 에 공부한 내용 중 숨어 있습니다. 빈칸에 들 어갈 알맞은 말을 풀어보세요. 1. 가톨릭 신자는 ‘ ○○ ’만큼은 하느님 안에 머물고, 기도하며, 한 주간의 삶에 대해 돌아보 면서 그 의미를 훼손하는 일은 하지 않아야합 니다. <힌트 9월 13일자> 2. 우리는 ‘부모에게 효도하라’ 계명에 따라 ‘○ ○○ ○○○ ’이신 부모에게 항상 감사하고 사랑 으로 공경해야 할 것입니다. <힌트 9월 20일자> 정답을 적으신 후 우편엽서나 이메일로 10월 13일까지 도착하도록 보내주십시오. 정답자 중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보내 드립니다. ※ 보내실 곳 : <우편> 대구광역시 중구 서 성로 20(계산동 2가 71) (우700-715) <이메일> info@catimes.kr 지난 퀴즈 정답 1. 직무 사제직 2. 교회법 정답 당첨자 : 손정순(논나), 이은지(로시나), 권태옥(가타리나)
17page

20150927_0101_01017_01_002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