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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27일 주일 14 문화 시원한 바람이 코끝을 간질이는 가을철은 성 당과 성지를 찾기에 좋은 계절이다. 아름다운 건 축과 함께 ‘성미술’이 있다면 이 좋은 계절을 누 리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가을, 추석연휴를 맞 아 성미술이 있는 가톨릭 명소를 찾아가보자. 조각 작품에서 종교적 메시지를 읽다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혜화동성당은 당시 고 딕양식이 만연했던 가톨릭 건축물의 틀을 깬 새 로운 건축물의 형태로도 유명하다. 특히 성당 정 면 큰 벽면을 차지하는 대형 부조 ‘최후의 심판 도’(1960)는 당시 서울대 미대 학장이었던 장발 선생의 감수로 조각가 김세중(1928~1986) 선생 을 비롯한 유명작가들이 공동작업한 것으로 유 명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좌우로 사자(마르코), 독수 리(요한), 천사(마태오), 황소(루카) 등 네 복음사 가를 상징하는 부조가 새겨져 있다. 김세중 선생 작품 특유의 단순성이 잘 드러나 있고, 엄숙하 면서도 장엄한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세중 선생의 작품은 수원교구 구산성지(경 기도 하남)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가정과 인류의 평화를 기리는 ‘우리의 도움이신 성모마리아상’은 왕관을 쓰고 오른손에 지시봉을 들고 있다. 여성 적이면서도 단호해 보이는 얼굴표정은 카리스마 가 넘치며 아름다운 성지와 어우러진다. ‘빛의 아름다움’ 스테인드글라스 빛과 색유리의 조화로 환상적 아름다움을 만 들어내는 스테인드글라스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의 스테인드글라 스는 한국에 처음으로 서양 현대 스테인드글라 스 양식을 소개한 고 이남규(루카·1931~1993) 화 백의 첫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다. 약현성당 제대 뒤에 설치된 작품은 성자와 성 령을 상징하는 중앙 창문과 양옆에 김 골롬바와 아녜스 자매의 순교를 나타내는 창 등으로 구성 돼 있다. 서소문이 내려다보이는 성당 위치에 따 라 기해박해 당시 서소문 밖에서 순교한 성녀 김 골롬바와 아녜스를 작품의 소재로 선택했다. 부산 남천동주교좌성당도 빼놓을 수 없다. 건 물의 한쪽 면을 이루는 푸른빛 스테인드글라스 는 바다의 도시인 부산와 적절하게 어울린다. 삼 위일체를 상징하는 큰 원 세 개를 중심으로 작 은 형상들이 그려져 있다. 자연광이 통과될 때 성당에 내려앉는 푸른빛은 전례공간의 영적 분 위기를 고취시킨다. 45도 기울기의 커튼월을 통 해 들어오는 강한 빛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서 양화가 조광호 신부(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 학)의 대표작이다. 아픔의 역사를 담긴 유물 수원 북수동성당 입구 오른편 종탑에 설치된 종은 1932년 심응영 폴리 신부(파리외방전교회) 가 세운 고딕식 성당에 있던 종이다. 폴리 신부 의 고향사람들이 구입해 보내준 종으로 1933년 서울교구장 원 라리보 주교 주례로 축복됐다. 청동으로 주조됐으며 종탑 위에서 추를 사용 해 울리는 방식이다. 종 중앙에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가 양각돼 있고, 끝자락에는 포도넝쿨이 그 려져 있다. 1941년 일본이 전쟁물자 부족으로 쇠 붙이를 징발했는데 폴리 신부의 지혜로 종을 수 녀원 옆 헛간의 겨 속에 숨겨 전쟁물자가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영화 ‘신부수업’ 촬영지로 유명한 왜관 가실성 당은 가실(아름다운 집)이라는 뜻처럼 원래 아 름다운 외관과 오랜 역사를 자랑해왔다. 경북 칠 곡 왜관 낙동강 가에 위치한 이 성당에는 오랜 유물들이 많다. 성당 앞쪽에 위치한 성 안나상 은 1924년 이전 프랑스에서 제작된, 한국에서는 유일한 안나상이라고 전해진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성당을 급습하며 발사한 총탄자국이 왼쪽 어깨에 남아있다. 성당과 구 사제관은 경상 북도 유형문화재다.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가톨릭영화인협 회(회장 조혜정, 지 도 조용준 신부)가 주최하는 제2회 가 톨릭영화제(Caff)가 공식 포스터와 로고(CI)를 공개했다. 포스 터는 이번 영화제의 주제인 ‘가족의 재발 견’을 이야기하며 우리 주변 다양한 가족 의 모습을 따뜻한 느낌의 일러스트를 통 해 담아냈다. 포스터는 다문화 가족, 반려동물과 함 께하는 가족 등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의 미로 재해석되는 가족들을 표현한다. 가 족들이 야외로 소풍을 나와 유대감을 나 누고 즐기는 모습은 가족 본연의 의미와 소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소재 들을 따뜻하고 유쾌한 일러스트로 담아내 면서 ‘가족의 재발견’이라는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영화를 통해 즐겁고 새롭 게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인은 일 러스트레이터 박디가 맡았다. 영화제의 공식로고는 ‘Catholic Film Festival’의 약자인 ‘Caff’ 와 물고기 모양 을 결합한 형태로 단순하게 표현했다. 가 톨릭적 상징인 물고기(익투스) 모양은 가 톨릭영화제가 추구하는 영성, 바다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의 자유로움을 갖고 다양 한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의지, 사람들에 게 양식이 되는 물고기와 같이 오늘날 꼭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는 영화제의 지향 이 담겨있다. 제2회 가톨릭영화제는 10월 29일~11월 1 일 4일간 서울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 리에서 열린다. 오혜민 기자 성미술 명소로 가을여행 떠나 볼까 성당과 성지에서 만나는 작품들의 아름다움 속으로 수원교구 구산성지에 있는 김 세중 선생의 성모상 작품. 수원 북수동성당 청동종. 제2회 가톨릭영화제 포스터·로고 선보여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 사진연구회(회장 이상섭) 회원들이 작품으로 다시 한자리에 모 였다. ‘빛이 있으라 하시니’를 주제로 매년 열 리는 이들의 전시는 인물, 풍경 등 다양한 사 진을 선보인다. 개인마다 출품한 5점 가운데 1 점씩을 꼽아 모두 35점을 전시했다. 사진이라 는 ‘빛’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영 시니어들은 사진과 함께 앞으로의 삶을 준비 해나가며 빛을 발한다. 9월 30일~10월 6일, 서 울 명동 갤러리1898 제1전시실. 세상에서 가장 평화 로워 보이는 웃음을 그 렸다는 허국중(루카) 작가의 캔버스에는 ‘프 란치스코 교황’의 얼 굴이 있다. 지난해 광 화문광장에서 마주했 던 교황의 얼굴과 자신을 낮추는 온화함이 그 의 가슴에 아직 남아있다. 교황의 세세한 표 정 하나하나가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다. 10월 7~13일, 갤러리1898 제1전시실. 인천가톨릭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의 이콘 그룹전이 열린다. ‘이콘, 성화 신비의 미’를 주 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지도교수 빈정아 수녀와 교육원 중급ㆍ심화반의 작가 6명이 참 여했다. “이콘은 자신을 비우고 하느님으로 채 워가는 작업”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이콘을 완 성하며 조금씩 ‘내려놓음’을 알아간다. 많은 이들이 이콘의 세계로 초대돼 비움의 영성과 하느님으로 채워가는 기쁨을 알아가길 바란 다. 9월 30일~10월 6일, 갤러리1898 제2전시실. 스테인드글라 스를 전공한 김 지혜(엘리사벳) 작가는 ‘빛’의 중 요성에 집중한 다. 유리를 통해 영상과 사진, 회화 등을 전시하고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업을 통해 ‘불완전’해보였던 자신을 인정 하고 미래에 스스로를 보완해갈 수 있다는 희 망을 찾는다. 주제는 가든 스퀘이스(Garden Square+Space). 전시공간을 하나의 캔버스 처럼 놓고 공간을 채워가려는 그의 갈망이 엿 보인다. 9월 30일~10월 13일, 갤러리1898 제3전 시실. ※문의 02-727-2336 오혜민 기자 영화 ‘ 신부수업’ 촬영지로 유 명한 경북 왜관 가실성당.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전시 모음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 사진전 허국중 작가 개인전 인천가대 문화예술교육원 이콘전 김지혜 작가 개인전 부산 남천동주교좌성당 한쪽 면을 이루는 푸른빛 스테인드글라스. 조광호 신부 작품으 로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큰 원 세 개를 중심으로 작은 형상들이 그려져 있다. 부산가톨릭사진가협회 박동석(요셉)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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