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page

2015년 9월 27일 제2963호 대표 1588-1927 구독 080-255-5500 catholictimes.org 1927년 4월 1일 창간 연중 제26주일·한가위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루카 12,15)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 시노드) 제14 차 정기총회가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의 가정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10월 4~25일 로마에서 개 최된다. 이번 정기총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 집한 두 단계에 걸친 가정 시노드의 두 번째이 자 마지막 단계로, 지난해 열린 제3차 임시총회 결과를 바탕으로 교회의 가정사목 정책 수립의 밑거름을 마련한다. 이번 시노드는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희년’ (2015년 12월 8일~2016년 11월 20일)과 연계되어, 약하고 상처 받은 현대 가정에 자비로 다가가 힘 과 희망을 북돋아주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가정 시노드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50주년과 세 계주교대의원회의 설립 50주년을 기리는 시점에 마련됐다는 점에서 가정사목의 중요성에 대한 교황과 보편교회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10월 ‘가정 사 목과 복음화’를 주제로 제3차 임시총회를 소집 하고, 그 준비를 위해 전세계 지역교회와 수도 회, 기구들을 대상으로 ‘풀뿌리 설문조사’를 실 시했다. 이를 토대로 2014년 10월 5~19일 열린 임 시총회에서는 현대 가정이 ‘빛과 어두움’이 공존 하는 ‘복잡한 현실’ 속에 처해 있음(제3차 임시총 회 보고서 5항 참조)을 성찰했다. 교회는 1년간의 숙고와 추가 조사 및 연구를 통해 이번 제14차 정기총회를 준비했고, 교황은 주교 시노드 후 가정사목의 전망과 구체적 대안 들을 담은 교황권고를 작성, 발표하게 된다. 이번 시노드에 참석하는 인원은 의장인 교황 을 포함해 총 367명에 달해 지난해 열린 임시총 회 253명에 비해 114명이 더 많은 인원이다. 교황 청이 9월 15일 공식 발표한 대의원 및 참석자 명 단에 따르면 투표권을 가진 성직자 대의원은 모 두 279명이고 투표권을 갖지 않는 이웃그리스도 교 대표와 참관인, 전문가 등은 88명이다.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에는 지역교회 대표 주 교 166명(아프리카 44명, 아메리카 45명, 아시아 25명, 유럽 47명, 오세아니아 5명), 동방가톨릭교 회 대표 22명, 국무원 총리를 비롯한 교황청 관 료 25명, 국제 남자수도회 대표 10명, 그리고 교 황이 지명한 대의원 성직자 45명이다. 그밖에 교 황청 주교대의원회의 관계자들도 투표권을 갖 는 대의원에 포함된다. 2면에 계속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한국 며느리 수업, 힘들어도 행복해요”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 명절 연휴로 10월 4일자 신문을 휴간합니다 단아한 한복을 차려입고 차례상 에 음식을 올린다. 의복도 음식도 문화도 모두 낯설다. 9월 18일 수원 교구가 운영하는 수원시다문화가 족지원센터(센터장 서용석 신부) 가 실시한 ‘추석 전통문화체험’에서 고향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에서 추 석을 맞아야 하는 이주민 며느리들 이 우리의 ‘추석’을 배웠다. 애환도 고충도 많았지만, 고향을 떠나온 며 느리들은 말한다. “이제 한국의 가 족들과 행복하다”고. 쯔엉 티마이짱(마리아·31·베트 남)씨가 차례상에 송편을 가지런히 올렸다. 송편을 보면 고향에서 먹던 월병(月餠)이 떠오른다. 쯔엉씨가 살던 베트남에서도 음 력 8월 15일에 ‘쭝투(中秋)’라는 이 름으로 추석을 지냈다. ‘쭝투’가 되 면 어린이들은 월병을 먹었고, 밤 에는 가지각색의 등불을 든 행렬로 온 거리가 환하게 물들었다. 그리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즐겁게 고향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2011년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올 당 시 쯔엉씨는 뱃속의 아기와 함께였 다. 베트남에서 대학을 나와 직장 도 다녔던 쯔엉씨지만 한국어가 서 툴러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 무것도 없었다. 아이를 낳은 후에야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엠마우 스를 알게 돼 한국어도 배우고 여 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차례상 앞에서 절 올리는 연습을 하고 차려진 추석음식들을 바라보 던 쯔엉씨는 입덧으로 고향 음식이, 가족이 생각나도 참는 수밖에 없었 던 기억에 눈이 촉촉해졌다. “아이 를 위해서 우울해 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눈물을 삼키던 쯔 엉씨지만, 이제 한국말도 유창하고 베트남어 미사도 다니면서 힘을 내 고 있다. 쯔엉씨는 “한국 문화에도 잘 적응해서 좋은 며느리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시간은 음식을 직접 만 드는 시간이었다. 불고기, 잡채 등 명절에 주로 먹는 음식이다. 양념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재료를 넣는 순 서, 익히는 방법도 고향의 조리법과 는 사뭇 달라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막막해했지만, 바야르사이한 네르 구이(38·민하영(한국명)·몽골)씨 는 능숙하게 음식을 만들어나갔다. 다른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산 솜 씨지만, 그녀도 명절마다 이 음식 때문에 눈물 흘리던 시절이 있었다. 조리법이 단조로운 몽골에서 온 바 야르사이한씨는 다양한 양념으로 여러 음식을 만드는 한국 전통음식 이 어렵기만 했다. 게다가 명절 내 내 음식을 만들고 일을 해야 하는 한국 며느리 생활은 여간 힘든 것 이 아니었다.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음식을 만들어 함께 명절을 즐기던 몽골의 명절 ‘나담’의 풍경이 눈앞 에 아른거렸다. 주부 10년차의 실력으로 음식을 완성한 바야르사이한씨는 “전에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즐기게 됐다”면서 “한국 문화를 배우고 가 족들과 많이 대화하며 어려움을 이 겨내고 있다”고 말하며 씩씩한 미 소를 지어보였다. 센터장 서용석 신부는 “해마다 열고 있는 추석문화체험행사는 한 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인으로 살아가고자하는 이주민들의 바람 을 반영해 만든 프로그램”이라면서 “센터는 한국어교실과 요 리교실, 예절교육, 법률 및 인권교육 등을 통해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한국의 가족 과 행복한 추석을 만들어나가고 있 는 이주민들은 보름달을 보며 기도 한다. 비록 명절에 함께하지는 못 하지만, 고향의 가족들이 다시 만날 날까지 건강하기를.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수원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추석음식 만들던 날 떠나온 고향생각에 결혼이주여성들 눈물 함께 음식 장만하며 따뜻한 명절 정 나눠 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 방문 이틀째인 9월 20일, 수도 아바나의 혁명궁전 앞에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라울 카스트로와 함께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CNS】 ▶ 관련기사 3면 세계주교시노드 10월 4일 개막 ‘혼인과 가정’ 소중한 가치 성찰 프란치스코 교황 쿠바 방문 한복을 입은 쯔엉 티마이짱씨(왼쪽)와 바야르사이한씨가 차례상을 차리고 있다.
1page

20150927_0101_01001_01_002963
1page


1page


1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