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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30대 싱글 여성. 삼겹살, 떡볶이, 맥주를 3 대 소울 푸드라고 말한다 . 트렌디한 것들에 대한 탐구를 즐기지만, 새로운 것들에 대한 경험보다는 늘 내 옆에 있는 동네 식당과 카페를 사랑한다 . 야구장의 매력에 빠지다. 신입 사원 시절, 야구장에 가자는 동기의 제안이 있었다. 야구장은 무 슨 재미인지 전혀 모르겠으니 , 술이나 마시자고 찾아갔던 곳 . 낡았지 만 큰 규모의 구장 입구를 지나 천천히 경기장을 향해 걸어가던 길에 서 나 외에 대부분 사람들은 기대감과 흥분으로 가득 차 있는 게 보였 고 , 그들의 신난 발걸음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이 런 생각은 얼마 가지 않아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거대한 경기장 가운 데 녹색의 그라운드와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 , 그리고 야구장 저녁 공 기와 만난 서치라이트는 처음 만나는 광경이었다. 모두가 설레는 마 음으로 손에 맥주며, 응원 봉을 들고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빛나 는 서치라이트는 야구장의 모습을 완성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보았 던 그 야구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공기로 가득 채우고 있는 이곳의 매력에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야구팬이 되는 과정은 여러 가 지가 있으나 확실한 방법은 이기는 경기를, 그것도 홈런이 터지는 경 기를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날 얼떨결에 응원하게 된 팀은 홈런으 로 대승하였고, 구장 최상단에 홈런이 꽂힐 때 동시에 쏟아져나온 관 중들의 함성은 팬으로 인도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그 뒤로 매번 그렇 게 이기는 모습을 볼 수 없어 팬이 된 걸 후회한 적도 많았지만, 야구 장 특유의 분위기는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왔다. 특히, 여름밤 야구장 은 그 분위기와 맥주 맛을 한층 고조시켜 준다. 야구팬이라면 원정 직관 전국구로 분포해있는 야구장에 응원팀 유니폼을 입고 응원을 가는 모습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때 응원팀 구장 외에 다른 구장을 도장 깨기 하듯 다니던 때도 있었다. 적진에서 이길 때 짜릿함은 배가 된 다 . 또한 , 각 지역의 특색마다 상대 팀 팬들의 성향도 달라 재미있다 . 상대 팀을 응원하지만 친해지기도 하며, 때론 시비가 붙기도 한다. 하 지만 분명한 것은 어린 시절 경험한 무서운 신경전과는 다르다. 야구 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성숙해진 관람 문화라 생각한다. 야구란 경험하면 할수록 마약 같은 매력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특히 원 정 직관은 야구팬이라면 꼭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데, 부작용이 있 을 수 있다. 질 경우 그 패배감 역시 2 배가 된다. 야구장을 처음 간 건 어린 시절 태평양과 삼성의 경기가 있던 인천 도원 구장이었다 . 현재 한화이글스 감독인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여 태평양 돌핀스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던 때로 알고 있다 . 지금의 성숙한 관전 문화와 달리 당시 프로야구팬들은 좋게 말해 굉장히 뜨거웠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난동꾼들이었다 . 당시 삼성팬이었던 아버지 덕에 적진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 이런 곳은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 육두문자와 함께 사발면이 공중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건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굉장한 공포였다 . 야구의 즐거움 × 글 마 지 사 진 감 성 상 회 chat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