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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5일 목요일 20 제15556호 43판 연말에 이어진 회식 탓일까. 속이 쓰릴 때마 다 위장약을 먹던 최모(53·울산광역시)씨는 며칠 전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그는 2013 년 건강검진 때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 진 단을 받았다. 낯선 이름의 이 병에 걸리면 위 염증이 발생-회복을 반복하면서 점막 세포 가 소장·대장 세포처럼 변하고 원상회복이 안 된다. 게다가 세포가 변해 돌연변이가 나 타나거나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이 번 검사에서 장상피화생이 악화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혹시 위암으로 번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떨치지 못한다.  장상피화생의 원인은 위염이다. 대한상 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가 2012년 위내 시경 검진을 받은 2만5536명을 분석했더니 85.9%가 한 종류 이상의 위염을 앓고 있었 다. 이들 중에서 최근 1년간 속 쓰림·윗배 통 증·불쾌감·소화불량 등을 경험한 사람은 51.6%였다. 위염 환자의 상당수가 자각 증상 이 없다는 뜻이다. 위염이 이렇게 흔한 병이 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위암 발생 경로는 세 가지다. 만성위염→ 위축성 위염(점막 세포가 위축돼 위 점막이 얇아진 상태)→장상피화생→이형성증(종양 과 구분이 모호한 점막의 이상 변형)→위암 (장형)으로 간다. 이 게 전체의 50%다. 위염 에서 바로 위암(미만형)으로 가는 게 39% 고, 둘의 혼합형이 10.9%다. 장형 위암은 암 세포가 뭉쳐 있고 미만형은 흩어져 있다. 장 형(腸形)이 일반적인 암이고, 미만형(彌滿 形)은 젊은 여성에게 많다.  위염은 때로는 장형 위암으로 가는 ‘완 행열차’이기도 하고 미만형 위암으로 가는 ‘급행열차’이기도 하다. 속도가 어떻게 달 라질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이모(74·서 울 마포구)씨는 5년7개월 전 장상피화생 진 단을 받았다. 의사는 “치료는 안 해도 되지 만 정기적으로 위내시경을 받을 것”을 권고 했다. 하지만 이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 다. 그러다 얼마 전 속이 불편해 검사를 받 았더니 위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장상피 화생이 모두 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 다. 한국인의 장상피화생 환자는 전체 인 구의 7~37%다. 터키(48.1%)·일본(44%)·이 집트(24.4%)·태국(6%)의 환자 비중이 높 은 편이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 구소(IARC)에 따르면 한국의 위암 발생 률은 18.7%로 일본(18%)과 비슷하다. 터키 (6.9%)·태국(2.6%)·이집트(1.8%)는 그리 높 지 않다. 장상피화생과 위암이 반드시 비례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종합하면 장상피화생은 당장 치료할 필요 는 없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정기적으 로 반드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세브 란스 건강검진센터(체크업)의 내시경 검사 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사람 75명을 분 석해 보니 모두 위염이 있었다. 위축성 위염 27명 (33%), 장상피화생은 11명(14.7%)이었다. 위 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모두 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위암으로 악화된다는 얘기다. 이형성증은 다르다. 위 축성 위염이 위암이 될 확률을 1이라고 하면 장상피화생은 1.7배, 일반적 이형성증은 3.9 배, 중증 이형성증은 40배에 달한다. 이형성 증은 발견 즉시 제거해야 한다.  만성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있다 면 타거나 짠 음식, 술·담배를 피해야 한다. 비만·당뇨병도 위암 발병에 영향을 주기 때 문에 식사 조절과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연세암병원장 건강한 목요일 카페인 중독 주의보 아메리카노 하루 4 <톨사이즈·카페인 500㎎> 잔 심장·간 힘들어진다 노성훈 박사의 건강 비타민 위암으로 발전하는 위염  5 <장형 위암> 0%는 완행, 3 <미만형 위암> 9%는 급행열차 1.5㎎ 3㎎ 125㎎ 118㎎ 81.3㎎ 과자 (100g 1봉지) 초콜릿 (100g 1개) 아이스크림 (100g 1개) 액상차 (500 1병) 캔커피 (200 1캔) 믹스커피 (10g 1봉) 디자이너 이재욱(36·서울 용산구)씨는 아메 리카노 커피를 하루 평균 대여섯 잔 마신다. 10년째 이어온 습관이다. “거리낌없이 자꾸 마시다 보니 물 대신 커피를 먹는 것 같다” 며 “이 정도 안 마시면 허전하다”고 말한다. 이씨는 평소 긴장되거나 불안한 느낌을 겪 는다. 밤에 잠을 잘 못 잘 때도 많다. 커피를 많이 마시기 전엔 없던 증상이다. 흡연이 커 피를 부르기도 한다. 담배를 피울 때 커피를 찾게 되고 커피를 마시면 담배를 피우는 일 종의 악순환이 일상화됐다. 이씨는 “과도하 게 마시는 커피가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커피를 손에서 놓기 어렵다”고 말한다.  회사원 최우석(28·경기도 성남시)씨는 술 자리가 생기면 카페인 폭탄주를 종종 만들 어 먹는다. 소주와 양주에 에너지 드링크를 넣어 마시다 요즘은 새로운 방식을 즐긴다. 아메리카노를 소주와 반씩 섞어 마신다. 최 씨는 ‘소메리카노’라고 부른다. 최씨는 “평 소 커피를 거의 먹지 않지만 밤에 술 먹을 때는 다르다”며 “카페인 폭탄주가 건강에 안 좋을 거 같아 찜찜하지만 습관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두 사람처럼 카페인을 놓지 못하는 한국 인이 늘고 있다. 카페인은 커피에만 있는 게 아니다. 에너지 드링크·초콜릿·콜라 등에도 들어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국 민건강영양조사(2013년)에 따르면 한국인 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은 커피다. 주당 섭취 횟수를 보면 커피가 평균 12.3회로 배추김치 (11.8회), 쌀밥(7회)을 제쳤다. 하루에 두 잔 꼴로 커피를 마신다. 에너지 드링크도 꾸준 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숙명여대 논문 에 따르면 서울지역 대학생 10명 중 한 명은 주 1회 이상 에너지 드링크를 복용한다. 식 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에너지 드링 크를 넣은 폭탄주 경험자가 2012년 1.7%에 서 2013년 11.4%로 크게 증가했다.  카페인 섭취가 급증하면서 카페인에 중독 돼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까지 등장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188 명, 2013년 226명이었다. 식약처가 제시한 성인의 카페인 1일 권장량은 400㎎(밀리그 램·1000분의 1g)이다. 어린이·청소년은 체중 1㎏에 2.5㎎이다. 식약처가 2012년 커피전문 점 22개 브랜드의 아메리카노(톨사이즈)를 수거해 카페인 함유량을 조사했더니 평균 125㎎이었다. 하루 3.2잔을 마시면 권장량 을 채운다. 브랜드별로는 카페베네가 285.2 ㎎으로 가장 높았다. 파스쿠찌 196㎎, 탐앤 탐스 178.6㎎, 커피빈 167.7㎎, 투썸플레이스 160.7㎎, 스타벅스 149.6㎎ 등 순이었다.  믹스커피는 하루 5잔 이상 마시면 권장량 을 초과한다. 동서식품의 ‘카누 콜롬비아 다 크로스트 아메리카노’와 맥심 모카골드는 각각 73.4㎎, 71.5㎎으로 조사됐다. 에너지 드 링크 15개 제품은 한 병당 평균 98.9㎎이다.  어느 정도 커피를 마셔야 중독으로 진단 할까. 미국정신의학회는 카페인을 권장량 이상으로 섭취하고 ^수면 장애 ^잦은 소 변 ^위장 장애 ^안절부절 증세 ^산만함 ^신경과민 ^흥분 ^지칠 줄 모름 ^가슴 두근거림 ^근육 경련 ^안면홍조 가운데 해당 항목이 다섯 가지가 넘으면 중독으로 정의한다. 의사들은 하루 1000㎎ 이상 카페 인을 섭취하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 한다. 김영상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는 “하루에 커피를 열 잔씩 먹거나 커피를 안 마시다 마실 때 ‘이제 살았다’는 느낌을 받으면 대부분 카페인 중독”이라고 말했다.  미국소아과학회 저널에 따르면 카페인 중 독으로 인한 심장 이상, 심장 발작 등 심각한 증상도 보고됐다. 특히 카페인 폭탄주는 혈 관을 수축시켜 심장에 큰 무리를 준다고 알 려져 있다. 카페인을 해독하는 기관인 간도 직격탄을 맞는다. 어린 학생의 경우 철분과 칼슘 흡수에 문제가 생겨 키가 자라지 않을 수도 있다.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뇌파 를 검사해 보면 깊이 못 자는 경우가 대부 분”이라고 말했다.  사람마다 간에서 카페인을 분해하는 속 도가 다르다. 임신부와 모유 수유 중인 산 모, 알레르기 질환 환자는 카페인을 더 조심 해야 한다. 오범조 서울시립보라매병원 가 정의학과 교수는 “권장량에 매달리지 말고 카페인을 섭취했을 때 뭔가 불편하고 심장 이 뛰는 느낌이 들면 몸에 잘 맞지 않는다는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카페인은 적정량을 섭취하면 몸에 이롭 다. 미국 예일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44만 7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커피가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 난달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일본 국립순 환기병연구센터 연구진도 커피를 매일 마시 는 사람은 안 마시는 사람보다 뇌졸중 확률 이 20%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블랙커피를 꾸준히 마시면 당뇨병 확률이 67% 줄어든 다는 미국 하버드대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카페인 음료를 몰아서 먹거 나 ^술에 타 먹거나 ^흡연하면서 마시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권고한다. 설탕이 많 은 믹스커피보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블랙커 피가 좋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초콜릿·콜라·에너지 드링크  카페인 함유한 음식도 많아 불편하고 심장 뛰면 경고 신호 칼슘 흡수 방해 키 안 클 수도 술·담배 함께 하면 더 해로워 적당한 커피는 뇌졸중 예방효과 성인: 400㎎ 청소년: 150㎎ 식품별 카페인 평균 함유량 자료식약처 몸무게 60㎏ 기준 어린이(8~13세) 탄산음료 64% 과즙음료 20% 아이스크림 5% 액상차 2% 기타 9% 탄산음료 50% 믹스커피 18% 원두커피 12% 캔커피 6% 과즙음료 6% 액상차 4% 기타 4% 믹스커피 71% 원두커피 17% 캔커피 4% 탄산음료 4% 기타 4% 청소년(14~19세) 성인(20세 이상) 83.8㎎ 탄산음료 (500 1병) 한국인은 카페인 섭취 어떻게 하나 자료식약처 아메리카노 (톨사이즈 1잔) 카푸치노 (톨사이즈 1잔) 137.3㎎ 58.8㎎ 1.8㎎ 1일 카페인 권장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