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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딸들에게 희망을 2014년 3호 나눔과 공감 3 이윤재옥이끔이와 함께 한 짧은 여행 효자동 마실을 나서다 집주인들이 직접 그려넣은 나무우체통이 걸린 집들 사이, 동네를 걸어 주민들에게 인기만점 인 <담 작은 도서관>에 잠깐 들렀다. 책들이 빼곡히 들어찬 방들과 계단들, 그 사이로 쿠션 과 앉은뱅이 책상들이 옹기종기 들어찬 도서관은 아늑하고 편안해보였다. 길을 걸으며 만나 는 이들에게 눈인사도 하고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는 옛 정취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예쁜 돌담길도 걷고 언덕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해가 뉘엿 넘어갈 즈음 동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다다랐다. 크게 숨을 내쉬고 “제가 나고 자란 동네에요.” 라고 소개해주었다. 이윤재옥씨는 평생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즐겁게 사는 게 유일한 바람이다. 요양보호사와 가사도우미 일로 많은 돈을 벌기는 어렵지만 다행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바쁜 틈을 내어 춘천여성민우회 활동도 하고 도심공원안의 시설물이 장애우들에게 불편하지 않 은지 모니터링도 하는, 사람사는 일에 관심이 많다. 지금은 하루하루가 일과 시어머니를 돌 보는 시간으로 짬 낼 틈이 없지만 언젠가 글도 한번 써보고 싶다는 꿈을 가질 만큼 감성이 남다르다. 그런 그에게 100인 기부릴레이는 인생의 또 다른 행복의 조건을 떠올리게 했다. 나누는 삶에 대해서 말이다. 인생의 버킷리스트가 된 100인 기부릴레이 100인 기부릴레이가 시작되기 전, 이윤재옥씨는 이끔이 신청과 함께 신청이유를 함께 보내 모처럼 햇빛 가득한 금요일 오후, 남춘천역에 내리자마자 이윤재옥씨는 두 손으로 어깨를 잡으며 반갑 게 맞아주었다. 처음 만나 낯설 틈도 없이 그가 직접 운전하는 트럭을 타고 효자동 집에 도착했다. 얼 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홀로 집에 머물고 계신 시어머니를 챙겨드리고 효자동 동네 마실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