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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정보름우물 서울에 상수도 시설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20세기 초까지 우물은 주된 음수 및 생활용수 공급원이었다. 북촌 주민들의 중요한 음수원이던 석정보름우물은 15일 동안은 맑고, 15일 동안은 흐려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1794년 중국에서 압록강을 건너온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주문모 신부가 1801년 새남터에서 순교하기 전까지 계동 최인길의 집에 숨어 지내면서 조선 땅에서 첫 미사를 봉헌할 때, 이 우물물로 세례를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1845년 한국인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도 이 지역에서의 짧은 사목기간 동안 이 물을 성수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주교 박해 당시 많은 순교자가 발생하자 갑자기 물맛이 써져서 한동안 사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