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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 한국독서교육학회지 제1권 제1호(2013)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김은엽 2011). 사서이기 전에 개인적인 독자로 느끼는 행복감도 있다. 새삼스럽게 ‘오래된 책’을 다시 읽으며 대부 분 사람이 회자하는 ‘명장면․명대사’를 곱씹어보는 반가움 외에도, 앙상한 기억으로만 남았던 이야 기를 온전하게 복원하는 즐거움이 있다. 또 예전에는 어리고 시야가 좁아서 모르고 못 보았던 작품의 새로운 면모를 찾거나 잘못 알고 있었던 오류를 수정하는 배움도 있다. 이제는 조금 더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으로 작가의 배경과 작품이 나온 시대상황 등 텍스트가 놓인 주변적인 것들과 견주어 읽어보는 배포도 부려본다(김은엽 2012). 문학 속 캐릭터들은 ‘독서의 시차’를 통해 매번 다른 기억의 풍경을 토해낸다 . 사춘기에 만난 베르테르와 30대에 다시 만난 베르테르가 완전히 다른 인물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어린 시절 그토록 ‘나쁜 놈’으로 보였던 후크 선장이나 메피스토펠레스가 지금은 한없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느껴지기도 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망각과 회상을 반복하던 문학 속 캐릭터들은 기억의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훨씬 풍요롭고 입체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이러 한 독서의 시차야말로 고전 읽기의 묘미다(정여울 2012). 3.2 청소년 북클럽의 향후 운영 과제 지난 해부터 현재까지 서양의 고전문학을 중심으로 읽고 토론하는 청소년 북클럽 활동을 계속해서 펼쳐나가며, 우리 문화에 대해서도 새롭게 이해하고 우리 정서의 뿌리를 돌아볼 수 있도록 우리나라 고전 작품도 지금처럼 읽고 토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자칫 ‘고전문학’이 세계문학에만 한정된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동서양을 아우르는 균형감각을 갖고 청소년들이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다. 조금 더 포괄적인 작품 선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입시위주의 교육 체제 안에서 청소년들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넓지 않다. 2년 연속 으로 청소년 북클럽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이번 해에 7명이지만, 사실상 고등 학생이 되는 내년에는 도서관에서의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의 북클럽 활동이 무척 유익하다는 것을 알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야 하는 작업이라는 것 역시 잘 알기에 고학년 학생들의 참여가 가능할 수 있도록 독서 모임의 진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연하게 변형하여 운영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북클럽을 운영하며 사서 본연의 업무를 통해 얻는 기쁨이나 보람이 소중하고 값지긴 하지만, 제대 로 준비하고 모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노력에 기대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 . 작품을 집중 해서 꼼꼼히 읽고, 관련 자료를 성실히 찾고, 참여자들에게 소개할 자료를 다시 생산하는 과정을 얼마 나 차근차근 준비하는가에 따라 북클럽 모임에서 사서의 전달력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 모든 일들을 위해 업무 시간 중에 틈을 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북클럽 외에도 도서구입, 정리, 도서관 통계, 독서 프로그램 및 행사 등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북클럽 운영을 위한 재교육을 받는 것도 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