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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비타트 2013 Spring Vol. 99 HABITAT 08 09 08 2001 년 한국에서 열린 지미카터워크프로젝트 그 후 이야기 미국의 전직 대통령인 지미 카터가 이끄는 지미카터워크프로젝트 ( Jimmy Carter Work Project , 현재는 The Carter Work Project 로 명칭 변경)가 올해 30 주년을 맞았습니다. 1984 년 뉴욕을 시작으로 2012 년 아이티에 이르기까지 강산이 변해도 세 번은 변했을 만큼의 시간 동안 매년 진행되어 온 것입니다. 2001 년에는 한국에서 개최되어 전국 6 개 지역에서 165 채의 집을 지었습니다. 12 년이 지난 지금, 당시 입주했던 홈파트너 가족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아산 화합의 마을에서 이종록( 69 ), 문순선( 59 )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산 화합의 마을 1 동 102 호에 살고 있는 이종록, 문순선 부부는 재혼 후 낳은 막내 딸아이까지 8 남매를 둔 아빠, 엄 마입니다. 아빠는 장애 1 급, 엄마는 장애 4 급으로 몸이 조금 불편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 가는 건강한 부부입니다. 이곳에 입주한 2001 년부터 지금 까지 감사하는 마음을 한시도 잊지 않고 살았다는 엄마는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이 이루어진 거잖아요. 무조건 감사할 수밖에 없는 거죠. 앞으로도 이곳을 절대 떠나고 싶지 않아 요 . " 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재혼 후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불평하지 않고, 이것저것 안 해본 일 없이 열심히 모은 돈으로 어렵사리 마련한 배 밭이 IMF 라는 벽 앞에 부딪혀 결국 빚더미에 올랐었다고 합니다. 10 명의 대가족이 셋방살이를 전전하며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이던 때, 우연히 해비타트 신문광고를 발견했습니다. 입주 신청을 위해 당시 찍었던 가족사진은 지금도 거실에 그대로 걸려 있어 그때의 감격과 감사를 더욱 잊지 않게 합니다. 아빠는 2001 년 한국에서 열린 지미카터워크프로젝트를 떠 2001 년 한국에서 열린 지미카터워크프로젝트 당시 홈파트너로 선정되어 아산 화합의 마을에 입주하게 된 이종록( 69 ), 문순선( 59 ) 부부. 올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 8 월에 지미카터워크프로젝트가 열렸을 때,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전 세계 각국에서 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왔다고 들었거든요. 한국 봉사자들보 다 외국인들이 더 많았어요. 비록 외국인들과 말이 통하진 않았지만, 손짓발짓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했어요.” 온 가족이 지금도 그리워하는 한 명의 외국인 봉사자가 있 습니다. 캐나다에서 왔던 ‘스티브 맥엘로이’라는 봉사자인데 요 . 가족의 기억 속에 있는 스티브는 마무리 작업을 함께하 면서 아이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었던 친절한 봉사자 였습니다. 엄마는 헌정식 때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개똥벌레’라는 노래의 가사를 개사해서 불러주었답니다. 그 역시 이 가족을 잊지 못했는지 2 년 후에 편지와 선물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집이란 한 가정이 일어설 수 있는 울타리라고 생각해요.”라 고 말하는 엄마는 입주 후 내 집 마련에서 더 나아가 가족 이 건강하고 화목하게 사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습니 다. 함께 집을 지으면서 더욱 가까워지고 서로를 아끼게 된 것은 물론입니다. 입주 당시 살림살이라고는 밥그릇과 수저 밖에 없어서 주요 살림살이를 장만하느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지만, 이를 비관하지 않고 온 가족이 열심히 살 았습니다. 카세트테이프 장사를 하던 아빠는 작년에 교통사 고를 당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합니 다. 엄마는 혼자서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피아노학원 셔틀 운전과 아기 보는 일, 목욕탕 청소까지 세 가지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내가 이 길 수 있는 만큼의 고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요. 늘 아이들 에게도 이렇게 이야기해주곤 했어요. 그래서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데 익숙해진 것 같아요.”라고 웃으 며 말합니다. 화합의 마을 1 동 주변에는 엄마가 심어 놓은 30 여 그루의 꽃나무들이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입주했을 때 심은 묘목이 잘 자라서 꽃나무가 된 것처럼 8 명의 남매 도 건강하게 성장했습니다. 둘째 딸 김인해( 32 ) 씨는 얼마 전 딸아이를 낳아 아빠, 엄마 품에 손녀를 안겨드렸습니다. 어릴 때 뇌수막염을 앓아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큰 아들이 여전히 가족의 가슴 한 편 을 저미게 하지만, 이 아픔이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고통을 겪어본 사람만이 지 금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 죠 . 이제 아빠, 엄마는 앞으로의 10 년 동안 이웃과 함께 이루고 싶은 또 다른 꿈을 꿉니다. 함께 김장을 담그고, 바자회를 하고, 지역 체육대회에도 참여하는 한 형제 같은 화합의 마 을 이웃들과 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꿈을요. 집을 통해 안정을 찾고 회복된 가정이 또 다른 이웃을 건강 하게 세워가는 모습, 12 년 만에 다시 만난 이 가족은 해비타 트의 진정한 홈파트너였습니다. 글 | 홍보실 박시온 사진 | 인스틸 문규호 작가 안녕하세요, 다 시 만 난 홈파트너! 20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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