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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을 전후하였던 제주해녀의 일제에 대한 항쟁의 경우는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그만큼 강렬한 항일투쟁을 전개할 수 있었다는데서 더욱 주목할만 하거니와, 이 밖에도 1930년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제주농민조합 항일사건, 서귀리의 독서회사건, 조천리 출신들이 중심이 된 신좌소비조합운동사건, 제주농업학교에 있어서의 일본인 교사 배척사건, 부당졸업사정 항의사건, 독서회운동 사건 등 사회 지도자충, 노동자 농민층, 학생층들이 총망라된 대대적인 항일구국운동이 제주도 도처에서 제주도민 각계 각층에서,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것이나, 이러한 저항과 투쟁의 뒤에는 반드시 상상할 수도 없는 가혹한 탄압이 뒤따랐던 것이므로, 이들 선열의 영혼 앞에 우리는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다. 일본에 의한 무단통치가 시작되는 날부터 제주도민의 저항운동은 때로는 작게, 제주도에서는 물론, 제주도민이 진출해 있는 서울을 비롯한 국내의 여러 도시 및 멀리는 일본 등지에서까지 줄기차게 이루어졌던 것이나, 이 모든 항일투쟁 또는 저항의 양상을 여기에 소상히 기록할 수는 없거니와 일제는 우리의 이러한 저항을 가혹하게 탄압하는 일방 내선일체를 표방하는 황민화 교육을 통하여 민족혼 말살정책도 교묘하게 썼던 것이므로 더욱 가증스러웠다 할 것이다. 오늘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추구하는 모든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응분의 기여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 고장 제주도 또한 국제자유도시의 출범을 계기로, 동북아에 있어서의 한 거점도시이면서, 또한 평화의 섬으로서의 원대한 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우리의 이 위상은 우리가 몹시 불행하였던 지난 시절, 목숨의 위태로움을 돌아보지 않고 침략자에 대하여 감연히 맞서 싸우셨던 애국선열들의 은덕임을 우리는 한때도 잊을 수가 없다. 애국선열들이시여! 님들은 가셨지만 님들의 영혼은 아직도 우리와 함께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님들께 바라옵는 바는 우리 겨레의 지상 소원인 번영된 통일조국의 건설에 힘을 주시고, 또한 새 걸음을 내딛는 우리 고장 제주도가 참된 평화의 섬으로서의 꿈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애국선열들의 무궁한 명복을 빕니다. 단기 4336년 8월 문학박사 현곡 양중해 글, 서예가 한곬 현병찬 씀, 서각가 숲골 강영자 새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