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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초이틀 금부 일행이 떠나 별도로 향하였으므로 즉각 바다를 건널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예기치 않게 날마다 역풍이 불어 바다를 건널 기약이 까마득합니다. 북쪽에서 오는 배도 오지 못하고 있어서 피차간의 소식을 알 길이 없으니, 자못 미쳐서 병이 나려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곳 제주목사가 날마다 좋은 말로 달래주고 있으나 겉으로 표현할 수도 없고 저 혼자 물래 근심하고 탄식하며 잠자고 먹는 것이 편치 않습니다. 마침 풍문에 들으니, 구옥이 비록 방면은 되었으나 형벌을 과중하게 받았다고 하는데 과연 사실이지요? 임금깨 토산물을 진상하는 아전이 때마침 편지를 전해주고 또 답장을 받아오겠다고 하므로 대강 사유를 적어 올립니다. 다른 내용은 이전 편지에 들어 있으니,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갑술년 정월 8일 아들 익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