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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유배기에 도착하였음을 보고하는 장계 편에 편지를 부쳤사온데, 이번 편지와 함께 보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금부 일행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집 식구처럼 돌보고 보호해 주어, 그 감사함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포구로 내려가 순풍을 기다려 바다를 건너려 하고 있으니 눈물이 쏟아짐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원보는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흥미를 붙일만한 일도 없어 한갓 근심만을 끼치고 있을 뿐이어서 부득이 금부 일행과 같이 떠나게 하였습니다. 이 지경에 이르고 보니 도리어 애초에 보내는 것만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명년 봄 도로가 다소 마르게 되면 고을 사람 중에 한 번 왕래할 사람이 있겠지만 2천리 길울 왕래하는 일을 입으로만 부탁할 수도 없으니 이러한 무리만 아니면 될 것입니다. 서울 소식은 응당 전해질만한 것이 있을 듯하데 기별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매우 답답합니다. 갖추지 못하고 아룁니다. 12월20일 아들 익현 추상서 채리 본댁에 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