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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 도착하였음을 보고하는 장계를 올리는 아전과 금부 일행이 해가 바뀌기 전에 바다를 건넌다고 하였으므로, 각각 편지를 써서 차례차례 전해 올리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순풍이 없어 기한 내에 출발하지 못하고 있으니 피차간의 소식이 서로 막막할 뿐입니다. 더구나 지금은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밝은 때여서 조급하고 답답한 마음에 자연히 잠자리도 편치 않고 입맛도 없습니다. 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으니 애가 탑니다. 능주의 먼 친척 한 사람이 동 10냥을 싸들고 일부러 찾아 왔으니 매우 미안한 일입니다. 원보와 먕아를 모두 이번 길에 따라서 바다를 건너가게 하였는데, 한 달 가까이 서로 지키고 있던 터여서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서울 소식은 어떤 내용이 전해진 것이 있으며, 어수선한 파란이 진정되고 위 하래 사람들은 서로 화합하고 있는지요? 갖추지 못합니다.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갑술년 정월 2일 아들 익현 올림 제주 유배지에서 올리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