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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청양의 먼 친척이 바다를 건너 찾아 주어 몹시 기쁘던 차에 지난 정월 초아흐레 보내신 편지와 사촌 아우의 편지를 삼가 받았습니다. 해가 바뀔 무렵 감기때문에 기체후 불편하시다가 금방 회복하신 일과 애리 대소사가 두루 편안한 것과 또 장성과 이진에서 부친 편지가 모두 들어간 것을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매우 위로가 되고 또 기쁩니다. 이 앞서 보내신 두 통의 편지는 아직 받아 보지 못하였으니 저쪽에서 올만한 배가 없어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후가 차츰 누그러져 장독이 사람을 괴롭히는데 다가 종전에 앓던 무릎 통증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니, 민망할 따름입니다. 언제 임금의 은혜를 입어 풀려날 지 어찌 감히 미리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포상을 받던 폄하를 당하든 임금의 은택이 아닌 것이 없으니, 그것은 생각 밖에 두어야 할 일일 뿐입니다. 또 이렇게 더 적어 알립니다. 갖추지 못하고 아룁니다. 갑술년 2월 20일 아들 익현 올림 채리본댁에 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