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page


331page

15세 소년 항일운동가 주재년 朱在年 (1929.1.29~1944.8) 열사는 1929년 1월 29일 여수군 돌산읍 금성리 작금마을 주순지(朱順之)님의 3남 4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유년시절 서당에서 주상규 훈장으로부터 천자문 한글 일본어를 배웠다. 1939년 4월 1일 돌산국민학교 입학검정시험에 합격 3학년에 편입하여 3,4학년 모두 우등상을 받았다. 5,6학년때도 공부 잘했고 개근상도 타면서 1943년 3월 25일 돌산국민학교를 졸업하였다. 성격이 명랑하고 활달하며 운동을 좋아하고 힘도 세고 담도 컸다고 한다. 광주학생운동의 주모자로 징역을 살고 나온 노병주 어른의 후배로부터 우리나라는 반만년 역사를 가진 문명국인데 일본이 무력으로 합병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의병들이 일어났고 기미년에 독립운동도 했으나 일본이 무참하게 진압해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징역도 살았다. 중국 상해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도 있다는 것을 알고 난 뒤부터 식민지 현실에 민족적 의분을 느꼈다. 대동아공영권을 부르짖으며 일으킨 태평양전쟁이 여러 해를 끌자 밥그릇 국그릇 수저까지 공출해가면서 학생들은 송진을 따오게 하고 청년들은 강제 징용되어 군대나 탄광으로 끌려갔다. 여수 신월리에는 비행장을, 돌산 임포에는 해안포 진지를 만든다고 남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고 처녀들도 잡아가버려 세상인심이 뒤숭숭하던 어느 날, 둘째형의 병을 치료해주던 송낙섭(38세)으로부터 일본이 기습공격으로 전쟁을 일으켜 파죽지세로 미국과 영국의 영토를 점령했으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일본은 국토가 작고 물자도 없어 고전하고 있다. 점령지역에 물자를 산처럼 쌓아 놓고도 길목을 지키는 미국과 영국의 잠수함 때문에 운반할 수 없어 군수품이 바닥나면 일본은 패망할 것이고 조선은 미국과 영국 덕으로 해방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해 9월 초순에는 일본 대만 연락선 아마또마루가 격침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9월 23일 오후 3시부터 땔감을 구하러 날마다 율림리 산으로 가고 오던 목화밭 돌담 옆의 바위 4개에 각각 朝鮮日本別國(조선일본별국, 조선과 일본은 다른 나라다.), "日本局度マケ(일본국도졌다), "朝鮮萬歲(조선만세), 朝鮮之光(조선지광, 조선은 광복한다) 스무자를 정성을 다해 새겨놓았다. 뒤늦게 알게 된 일본경찰 100여명과 경비정 7~8척이 몰려와 경적과 호각을 불며 밤낮 사흘동안 온 동네를 뒤져도 돌에 글을 새긴 사람을 잡지 못하자 주민들을 모아 놓고 마을마다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고 다녔다. 주열사는 마을에 피해가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순사부장 어디있소 내가 했소 하면서 늠름하게 나타났다. 쥐새끼 같은 조선 놈의 새끼 누구한테 들었어, 누가 시켰어? 다그치고 얻어맞고 물고문에 전기고문 거꾸로 매달려도 하느님이 남방과 중국 인도지나에서 일본이 지고 있는 광경과 우리나라의 미래를 나에게 확실히 보여주었다. 나는 꿈에 본대로 돌에 새겼을 뿐이라고 시종일관 굽히지 않았다. 밖에서도 일본경찰들은 동조자를 찾기 위해 가족 친지나 마을 사람들을 못살게 괴롭혔다. 주열사가 감옥에서 당한 모진 고문으로 죽을 지경에 이르자 구금 117일째 되는 1944년 1월 21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청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고문의 후유증으로 4월 8일 열여섯 어린 나이에 꿈에 그리던 조국 독립을 보지 못한 채 ‘좋은 세상이 올 것이다'는 유언을 남기고 승천하였다. 열사의 유해는 의분을 품고 거사를 했던 목화밭 근처에 안장되었다. 우리가 특별히 눈여겨 새겨 볼 글은 日本國(일본국)도라 쓰지 않고 日本局度マケ·일본국도 졌다. 일본은 나라가 아닌 局(국)으로 비하시켰다. 우리말과 글을 쓰지 못한 때라 度(도)는 우리말 토씨 도다. 동양 3국의 말로 표현한 주재년 열사의 천재성과 통찰력, 불타는 애국심을 엿 볼 수 있다. 정부는 여수시가 신청한 독립유공자 포상신청을 심사하여 2006년에 열사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하였다. 박준영 전라남도지사와 여수시장은 주재년 열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고 후세에 귀감으로 삼기위해 열사가 나고 자란 집터에 기념관을 건립하여 돌산지역 출신으로 독립유공자 훈,포장을 받으신 세분과 함께 선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