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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비바람소리 만학(萬壑)을 굽이쳐 여기 흘러라. 우리 고장 대구가 낳은 민족시인 이상화(李相和) 선생은 비록 43세의 짧은 생애를 살다 갔지만 온몸으로 불태운 그 빛나는 애국얼과 높은 시혼(詩魂)은 이 겨레의 영원한 귀감이 아닐 수 없다. 1922년 《백조(白潮)》를 통해 시단에 나온 이상화 시인이 일제의 억압이 절정에 달해 있던 1926년 피로서 쓴 저항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민족정신사를 밝혀주는 커다란 횃불로 길이 우리 가슴속에 살아있을 것이다. 1943년 시인이 작고하자 향우(鄕友)들이 애달픈 마음 달랠 길 없어 묘전에 비 하나를 세웠으나 오랜 세월의 풍상 속에서 비신(碑身)이 심하게 훼손된 지라 이번 다시 유족과 고인을 기리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이 빗돌을 세운다. 2003년 5월 22일 竹筍文學會(죽순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