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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학자들의 얼로 살려낸 '조선말 큰 사전' 원고! 1908년 8월 31일 창립된 국어연구학회는 우리말과 글의 연구 발전을 목적으로 주시경 선생을 비롯하여 그 뜻을 같이 하는 김정진 등 유지들과 주시경 선생의 제자들이 함께 만들었다. 그 이후로 조선어연구회, 조선어학회, 한글학회로 이름을 바꾸어 지금까지도 한글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1921년 조선어연구회는 일제의 조선어 말살 정책에 맞서 한글을 보존하기 위해 '조선어 큰 사전'을 만들었다. “조선말 큰 사전” 원고는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 재판의 증거물로 압수당했다. 하지만 조선어학회 회원들의 노력으로 1945년 9월 8일 경성역(지금의 서울역) 조선통운 창고에서 발견된다. 원고지 2만5천5백여 장 분량, 16만 단어, 13년 동안 손으로 쓴 17권의 원고는 피와 혼이 담긴 국어학자들의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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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임진왜란에서 암호로 활약하다. 임진왜란 때 왜군과 명나라가 잘 모르는 한글이 암호처럼 쓰이면서 민중들이 한글을 많이 쓰는 계기가 된다. 군사작전뿐만 아니라 선조 임금이 왜군을 피해 왕자를 피신시키려 할 때도 한글이 암호로 쓰였다. “강원도 중부에 있는 안변에서 비밀문서가 왔는데 금은과 호피 등의 물건을 왜군의 통역인을 통해 보내준다면 왕자의 탈출을 기도할 수 있다고 하니 비변사에게 알려라.” 전쟁 중에 한글로 소식을 주고받으면서 황실과 사대부들도 한글을 자주 사용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