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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는 왜 한반도를 침략했을까 19세기는 야만의 시대였다. 유럽의 여러 나라는 더 많은 식민지를 갖기 위해 경쟁했다. 문명과 근대라는 이름으로 폭력과 약탈, 학살을 저질렀다. 아프리카 노예의 눈물은 산업혁명을 위한 기름이 되었고, 아메리카의 사탕수수와 면화는 유럽을 살찌우는 거름이 되었다. 그 결과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은 20세기 초 세계 대륙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동아시아도 제국주의의 침략을 피하지 못했다. 19세기 중후반 청국은 영국과 아편전쟁을, 프랑스와 청불전쟁을 치른 뒤 서구 열강의 반식민지 상태로 떨어졌다. 반면 일본은 발 빠르게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을 따라 대륙침략의 길을 선택했다. '메이지유신' 1868을 통해 군사력을 키운 일제는 열도 북쪽 아이누모시리(지금 홋카이도, 사할린 등)와 남쪽 류큐(지금 오키나와)를 강제로 점령해 자국 영토를 늘렸다. 이어 타이완(1874)과 조선을 침략해(운요호사건. 1875) 식민지 지배의 발판을 마련했다. 1895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는 그 대가로 타이완을 식민지로 삼았고, 막대한 전쟁배상금으로 급속한 근대화를 추진했다. 이후 50년 동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일제의 침략전쟁과 학살로 붉게 물들었다. 조선은 일제로부터 강제 개항(강화도조약 1876)을 시작으로 서양 여러 나라와 불평등조약을 맺으며 근대세계체제로 휩쓸려 들어갔다. 조선은 일제의 군사적 침략과 서구 열강의 틈새에서 시름하다 20세기에 들어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