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page
31page
임
임이여 어디 갔노, 어디메로 갔단 말고
풀나무 봄이 되면 해마다 푸르건만,
어찌하다 우리의 임은 돌아올 줄 모르나.
임이여, 못 살겠소, 임 그리워 못 살겠소.
임 떠난 그날부터 겪는 이 설음이라.
임이여 어서 오소서, 기다리다 애타오.
봄맞이 반긴 뜻은 임 올가 함이러니,
임은랑 오지 않고, 봄이 그만 저물어서
꽃지고 나비 돌아가니, 더욱 설어 하노라.
강물이 아름아름, 끝간 데를 모르겠고,
버들가지 출렁출렁 물속까지 드리웠다.
이내 한 길고 또 길어 그칠 줄이 없어라.
1945년 봄 함흥 옥중에서
조국 광복을 기다리며
외솔 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