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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창제는 백성을 위함이니라!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려 하자 집현전 학자 최만리는 여섯 개의 이유를 적어 반대하는 상소를 올린다. “글자란 것이 간단한 것도 아니고 수백 수천 년 이어져온 백성의 말이고 글인데 그걸 바꾸려면 써보고 여러 시험도 해 봐야 하거늘 고작 하급관리 몇 명을 데려다 입을 열어 말하게 하고 그걸 반포하려 한다면······.” 그러자 세종이 최만리를 불러 직접 심문한다. “어려운 한자 대신에 내 나라 백성이 읽고 쓰기에 쉬운 글을 만들려는 것인데 너 최만리는 내가 몇 년 만에 얼렁뚱땅 글을 만들려는 걸로 보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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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권력층을 풍자하다 세종대왕 시절 24년 동안 재상을 지낸 황희는 너그럽고 나라의 여론을 잘 살피는 명재상이었다. 그러나 같은 재상이었던 하연은 까다롭고 나이가 많아 실수하는 일이 잦았다. 어느 날 익명으로 담벼락에 이를 풍자하는 다음과 같은 벽보가 붙었다. "하 정승아, 망령되지 말라!" 백성들은 한자보다 읽기 쉽고 쓰기 쉬운 한글이 등장하여 정치와 세상일을 비판하고 풍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