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page


92page

여기 고이 잠드신 아흔 네분 영령들이시여! 님들께서는 저 붉은 무리들이 조국의 강산을 짓밟던 때 겨레위한 혈성의 대의로써 향토를 지키시다 산화하셨읍니다. 이제 저희는 당신들의 그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작은 정성으로 추모비를 건립 영령 제위를 봉안하오매 지난날의 통고가 가슴속에 새로와 마단 옷깃을 여미고 머리숙여 호곡할 뿐입니다. 회고컨데 님들은 너무도 아름답고 꽃다운 젊은으로 어버이 섬기기에 효심이 크고 처자를 두고는 사랑이 깊으며 형제와 벗을 더불어는 우애가 두터웠던 지아비였건만 적도의 침략으로 무참히 학살되셨으니 아아 애통함에 흐르는 구름조차 서산 마루위에 발을 머물고 이름없는 산새마저 슬퍼하는 듯합니다. 어찌 당신들인들 일신의 안위와 일가의 화복을 므르셨겠읍니까 하오나 실로 장하시도다! 누대로 지켜온 산자수명한 향리가 위난에 들자 자아를 버리고 큰 길을 거두어 가셨으니 불의 총칼앞에 열사의 불꽃을 태우신 그 의연한 결의와 서리발 같은 노호가 신정 장하시도다! 어떤 큰 뫼가 있어 그 드높은 충절을 비하며 어떤 하해가 있어 그 큰 의기를 견줄수 있으리까 당신들이야말로 이땅의 평화를 지킨 방패요 자유를 수호한 횃불일진대 살신의 넋은 창천에 명명한 일월이되어 천수에 빛나시리다. 또한 매향의 충혼은 길이 후인의 거울이 될 것이며 그 불굴의 웅혼한 기상은 새 역사위에 산 빛이 되오리다. 님들의 고귀한 넋이 있어 조국은 평화를 되찾았고 그로서 30여 성상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겨레는 세계의 주인으로 발돋움하고 향토는 날로 발전하고 있읍니다. 이에 해와 달의 서럽던 구천에 계신 영령들이시여! 님들께서는 몽상간에 잊지못하시던 향읍이 굽어뵈는 설봉산울의 양지바른 언덕에 드셨나니 님들의 정신을 우러러받드는 향민들과 언제나 함께 계시옵소서 더우기 서기 1986년 6월 9일 이천온천변에 위령탑을 건립 순국의 뜻을 받들다가 서기 1977년 6월 6일 현충탑을 신립하연 전몰군경 영현과 아흔네분 영형들을 큰 뜻을 함께 기리고 후계에서도 향우의 정을 나누시게 함이오니 부디 상적광토에서 영겁으로 평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