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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951년 신유 1월 6일 경상남도 거창군 신원면 과정리 천인공노할 비참한 사실이 있었다. 저 6.25동란에 공산군의 남침으로 피를 흘린것만도 겨레의 역사위에 뼈져린 자취를 남긴 일이라 하겠거늘 하물며 일부 미련한 국군의 손에 의하여 죄없는 양민들이 집단학살을 당했음이라. 당시 국회의원 신중목씨의 발의로 국회조사단의 손에 의하여 그 사실이 천하에 발표된채 남은 핀족과 동포들의 통곡속에서 어느듯 3년 세월이 지나가 마침내 희생자들도 그 얼굴조차 분간할 길이 없어져 1954년 음3월 3일 다만 남자, 여자, 소아만을 구별하여 새 무덤에 안장하니 남자 107명, 여자 183명 소아 225명 합하여 517명이었다. 그리고 다시 6년이 지났건만 고을 동포들은 쓰라린 기억을 잊지 못하고 한덩이 묘비를 세워 그립고 애통하는 정을 표하고자 함으로 이제 그 간절한 뜻을 받들어 붓을 들었건만 세상에 있을수 없는 일이 있은것이라. 차마 무슨 말로 뒷 세상에 기록을 남기겠느냐. 다만 여기 손을 씻고 외로운 혼들의 명복을 빌며 부디 후세 자손들에게 정의와 동포애를 지켜라 경고할 따름이다. 1960년 이은상은 글을 짓고 신종한은 글씨를 쓰고 신원면민은 삼가 이 비를 세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