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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이 손에 손을 잡고 박수도 치고 작은 몸짓으로 흥겨워하며 즐거운 축제를 만들어 가고 있 었다. “이번에는 금관 5중주 연주가 있겠습니다. 이 악기는 트럼펫이구요, 이 악기는 트롬본, 이 것은 호른, 이것은 튜바라는 악기입니다” 사회자의 설명과 함께 각 악기의 음색을 들려주고 연주를 이어갔다. 처음 보는 신기한 악기와, 그 특유의 음색을 듣는 그들의 표정은 마치 귀한 보물을 만지는 것 마냥 조심스러웠고 들떠 있었다. 조금은 낯설고 어색했던 작은 강당 안이 조금씩 훈훈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다 우리는 ‘음 악’이라는 도구를 통해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작은 무대였지만 우리 대원들은 그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연주를 이어갔고 친구들은 우리를 향해 힘찬 박수와 기대감 가득한 눈빛으로 우리를 응원해주고 있었다. 이 감사함을 어 떻게 되돌려 드려야 좋을까 그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이 곳을 찾은 건 우리인데 오히려 그들 에게서 우리가 큰 힘과 격려를 받고 있는 이 먹먹한 감사함을 어찌 다 갚을 수 있을까? 마지막 순서로 스윙밴드 대원들과 친구들이 크리스마스 캐롤을 함께 부르던 순간 자원봉 사자 분께서 조용히 말을 전해주셨다. “애들이 평상시에는 잘 웃지도 않는데 이렇게 폴짝폴 짝 뛰면서 좋아하는 것은 처음 보네요. 크리스마스 때도 와주세요” 자원봉사자 분의 감사 인 사에 괜히 눈가가 시큰해졌다. 내가 느낀 감정을 이 자리에 함께했던 장병 모두가 느꼈을 것 이다. 늘 작은 것에 감사하던 나의 대원들이 오늘 누군가에게 그들이 가진 작은 능력을 통해 기 쁨과 감동을 주고 있다. 우리의 평범한 오늘 하루가 어느 누구에게는 하나의 희망이 되고, 삶 의 기쁨과 에너지가 되어주고 있었다. 지금 내가 대원들과 함께 나누는 이 작은 능력이 얼마 나 감사하고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모든 연주가 끝나고 우리는 발길을 쉽게 돌리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친구들과 즐겁게 사진도 촬영하고 그들의 생활관에 들러 이불을 털어주며 아쉬 운 마음을 전했다. 혹한의 겨울이 다가오지만, 우리 해병들의 가슴은 누구보다도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시간이 될 때마다 많은 이웃을 찾아가 국민과 진심으로 함께하는 해병대 그리고 해 병대 군악대가 될 수 있도록 바쁘게 움직여야겠다. 오늘처럼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그들은 어 느 겨울날 빨간색 이름표를 달고 있던 우리들이 불러준 노래를 흥얼거릴 것이다.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Vol. 41 대한민국 해병대 www. rokmc.mil.kr 47